2017년 12월 6일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한 미국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1대가 한국 공군의 KF-16 2대, F-15K 2대, 미국 공군 F-35A 2대, F-35B 2대의 엄호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공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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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 한ㆍ미 공군이 여는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3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ㆍ미 군 당국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한 유예 방침을 확정했다. 비질런트 에이스의 유예는 이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한ㆍ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공표될 계획이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군사적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ㆍ미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열린 제50차 SCM에서 그해 12월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비질런트 에이스 대신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은 독자적으로 훈련 계획을 세워 대비태세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공군은 지난해 12월 3~7일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을 벌였다. 같은 시기 주한 미 공군도 자체 훈련을 했다. 한ㆍ미 공군 전투기는 서로 다른 공역에서 비행했지만,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통해 연합훈련을 하는 것처럼 상황이 진행됐다. 이 소식통은 “형식은 독자 훈련이지만, 실질은 연합 훈련”이라며 “올해도 똑같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날아온 미 공군의 KC-135 공중급유기가 공군의 KF-16D 전투기에게 공중급유를 하고 있다. 이 훈련은 영공에서 이뤄졌다. [사진 미 공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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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비질런트 에이스 등 대규모 연합훈련이 잇따라 유예되면서 연합전투력과 준비태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대대급 이하 소규모의 연합훈련은 수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공군에 따르면 한ㆍ미 공군은 지난달 8일 연합 공중급유 훈련을 진행했다. 공군 소속 KF-16D 전투기 2대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날아온 미 공군의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연료를 지원받았다.
‘비핵화 협상 지원’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미국의 속셈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외교가를 중심으로 나온다.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창인 국면에서 연합훈련을 미국이 연계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비용 문제를 들면서 연합훈련에 부정적”이라며 “방위비 분담금이 미국이 만족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면 소규모 연합훈련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2015년 처음 시작한 뒤 매년 12월 한ㆍ미 공군이 대규모로 치렀다.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의 경우 미국이 F-22와 F-35 등 스텔스 전투기, B-1B 폭격기를 투입했다. 당시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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