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0.038%, 9월 -0.4% 이어 3개월 만에 사실상 플러스
통계청 "당분간 마이너스 물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
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같았다.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상승률 상으로는 보합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상 오름세로 전환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0%…3개월만에 하락 멈춰 |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세부적으로 원자료를 확인한 결과 소수점 셋째 자리가 (1년 전 원자료보다) 플러스"라며 "공식적으론 보합이고 세부적으로는 이달 방향은 플러스였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줄곧 0%대를 이어오다가 8월 -0.038%를 기록해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다.
9월에는 0.4% 하락하며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처럼 장기간 1%를 밑돈 것은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내렸다.
특히 양파와 마늘, 과실 등이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7.5% 하락했다.
공업 제품은 0.3% 하락했고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1.5% 올랐다.
서비스 품목 가운데서는 집세가 1년 전보다 0.2%, 공공서비스는 1.0% 각각 내렸다. 경기도 시내버스가 요금을 인상하면서 공공서비스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됐다.
통계청은 수요 부진이 저물가의 원인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내놨다.
이 과장은 "최근의 저물가가 기후 여건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기저효과, 유가 하락,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정책요인 등에 따른 것임은 변함이 없다"며 "서비스나 공업제품 상승률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수요부진이 원인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7.8% 하락했다. 2008년 10월(-15.6%) 이후 최저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6%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8%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내렸다.
통계청은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장은 "그간 기저효과 등이 반대가 되고 해가 바뀌면 또 일부 물가가 당연히 상승하므로 당분간 마이너스는 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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