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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이 향후 양국 간 무역을 방해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존슨 총리를 "환상적인 사람(fantastic man)"라고 치켜세우며 12월 조기총선에서 지지의사도 표했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존슨 총리의 라이벌이자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인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와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영국과 무역협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영국과 교역을 원하고, 영국도 미국과의 교역을 원한다"면서도 존슨 총리가 EU와 체결한 현 합의안에서는 양국간 무역협정이 불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이는 그동안 존슨 총리가 자신의 새 합의안을 통해 영국이 EU관세동맹과 규제에서 벗어나 미국 등과 양자 교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엇갈린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깎아내리되,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존슨 총리 자체에 대한 지지의사는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조기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을 이끄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매우 나쁘다(so bad)"며 "매우 나쁜 곳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슨 총리는 '환상적인 사람', '시대에 맞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특히 그는 이날 패라지 대표에게 "당신과 그(존슨 총리)가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당신과 그가 만나면 거침없는 힘이 될 것"이라고 우파 집결을 제언하기도 했다. 올초 창당된 브렉시트 당은 극우 강경파를 중심으로 구성돼있다. 패라지 대표는 존슨 총리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를 내던지고 즉각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간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당과의 조기총선 연대 가능성을 부인해왔으나, 현지에서는 EU탈퇴를 지지하는 브렉시트당이 집권 보수당의 의석수 확대를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해 일부 소선거구에서 후보 출마를 취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여왕이 이날 조기총선 개최를 위한 법안을 재가하며 12월12일 총선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의 지지율이 36%로 노동당(21%)을 앞선다.
코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되자 "자신의 친구 존슨 총리를 선출하기 위해 영국 선거를 방해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노동당은 당초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했던 시한인 이날 조기총선 선거캠페인의 시작을 공식화했다. 코빈 대표는 노동당이 승리해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EU와의 합리적 관계를 위한 브렉시트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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