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빌딩 옥상에 통신사 5G 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된 모습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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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주들의 주가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글로벌 대형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의 실적 쇼크로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유망 업종으로 5G를 꼽으며 주가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가가 급등했던 5G 관련 종목들은 최근 1달 동안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5G 통신장비 업종 중에 대장주로 떠오른 케이엠더블유는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주가가 4배 가량 올랐지만 현재 주가는 최고점이었던 지난달 24일보다 약 30% 떨어진 5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통신장비 업종인 오이솔루션과 쏠리드도 최근 2달 동안 주가가 20% 이상 하향 조정받았다. 무선통신 부품을 만드는 RFHIC 역시 같은 기간 25% 정도 하락했다. 주요 5G 종목을 담은 ETN(상장지수채권)인 '신한 FnGuide 5G 테마주 ETN'은 5G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안고 지난 2일 증시에 상장했지만 현재 가격은 첫날 종가 9850원 보다 8% 하락한 90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들어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피로감이 더해지면서 잠시 관망세로 접어든 가운데 노키아가 통신장비 부문에서 크게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하락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통신장비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은 23%로 에릭슨(29%) 화웨이(26%)에 이은 세계 3위다. 지난주 노키아는 통신장비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8% 줄었다고 발표했고,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이익이 정체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노키아의 실적 부진은 5G 투자 확대로 인한 것이지 시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노키아의 실적 부진과는 달리 대다수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들은 호황을 구가하는 중"이라며 "에릭슨의 통신장비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4% 늘었고,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은 높지만 5G 시장으로 한정하면 점유율은 8%에 불과하다는 점도 5G 업체들이 과도한 조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김 연구원은 "비이성적인 주가 하락을 5G 장비주 절호의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내년 유망 업종으로 5G를 꼽는다. 올해 상용화가 시작된 만큼 통신 서비스 향상을 위한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의 올해 상반기 5G 투자비용(CAPEX) 집행률은 전망치 대비 30~40% 수준에 불과한데, 상용화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장비 품질 저하와 인력 부족 문제 등이 불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 60% 늘어난 8조7000억원의 5G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중국과 미국 등 두 거대시장에서 본격적으로 5G 투자가 이뤄지면 국내 장비업체들의 이익도 크게 향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KB증권은 내년 유망테마 중 하나로 5G를 꼽으면서 "국내는 수십조원, 전세계적으로는 수백조원의 투자가 다년 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일본, 중국, 미국 등 글로벌 5G 투자에 따라 관련기업의 해외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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