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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닫혀버린 남북대화, 북미관계에 묶였다…언제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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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北, 대면협의 제안 하루만에 거부…대미 강경노선 시사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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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고 1일 보도했다.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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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금강산 관광 관련 대면(對面) 실무회담을 ‘필요없다’며 매몰차게 거부했다. 모처럼 기대됐던 남북대화가 다시 막혀버렸다. 결국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남북관계가 달려 있다는 ‘종속론’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북한의 ‘철거를 전제로 한’ 문서교환 협의에는 응하지 않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안을 직접 만나서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상호 합의를 위해서는 상호 협의가 필요하다. 협의를 위해서는 어떤 만남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대면협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북한이 실무회담을 거부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 사항인 ‘시설 철거’ 문제로 논의를 한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을 겨냥해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남측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금강산 시찰에는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금강산 관광과 무관한 그가 수행원에 포함된 것은 대북제재를 이유로 남북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이 최근 대미외교에 몸담았던 김계관·김영철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추가 중대형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관계 악화, 남북합의→북미협상에 통하지 않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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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하는 모습이 서울역에서 TV를 통해 보여지고 있다. 2019.02.28. radiohea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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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통하고 남한은 봉쇄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노이 이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진 것은 북미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 정부의 대화 중재·촉진을 위한 역할 공간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한 북한의 실망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영변 핵폐기’를 넣었고, 북한이 이를 토대로 미국과 거래를 시도했지만 결국 결렬돼 남한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이 합의한 사항이 북미 사이에서 관철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금 남북관계 악화의 가장 결정적 요인"이라며 “우리도 ‘새로운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일종의 기획자로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미관계가 풀려도 우리가 역할 공간을 찾지 못하면 남북관계는 자연스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며 “북한이 북미관계에서 남한의 역할을 얼마나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내년 2월초 한미 연합훈련의 실시 여부가 남북관계의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조건으로 그 부분을 남북관계 재개의 중요한 바로미터로 활용할 것 같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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