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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前 시리아 정보요원 2명, 독일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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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보편적 사법권 원칙 따라 전직 시리아 당국자 수십명 조사중"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아래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고문한 혐의를 받는 전직 정보기관 요원 2명이 독일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 검찰은 전직 시리아 정보국(GID) 요원 안와르(56)와 이야드(42)를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안와르는 2011~2012년 GID 고위직에 있으면서 최소 4천명의 고문에 관여하고 58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와르가 수감자들이 "조직적이고 잔혹한 고문"을 받은 교도소에서 이러한 작전을 지휘, 감독했다고 밝혔다.

이야드는 안와르가 이끄는 부서에 소속돼 최소 30건의 고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 등으로 난민이 대량 유입한 2015년 이전에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2015년 3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알아사드 정권이 자행한 고문의 참상을 고발하는 사진전이 개최된 이후 독일 경찰은 안와르와 아사드의 범행에 관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경찰은 이들을 지난 2월 베를린과 라인란트팔츠주에서 각각 체포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내년 초 라인란트팔츠주 코블렌츠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독일 카를스루에에 있는 연방 검찰 청사
[AFP=연합뉴스]



GID는 지난 2011년 벌어진 알아사드 대통령 항의 시위를 정부가 폭력적으로 제압할 당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소에 대해 비영리 사법 단체인 '유럽헌법인권센터'(ECCHR)의 볼프강 칼렉 사무총장은 "알아사드 정권이 자행한 고문 생존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아사드 아래에서 국가가 벌인 고문의 주요 가해자들을 독일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법정에 세우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독일 당국자들은 집단 학살, 반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 등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기소를 허용하는 '보편적 사법권'의 원칙에 따라 다른 전직 시리아 정부 당국자 수십명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독일 검찰은 2011~2013년 시리아 국민 수백명의 고문, 살인 등을 지휘한 혐의로 자밀 하산 시리아 공군 정보부장에 대한 국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시리아 정부는 정치범 수용 사실과 구금자들을 고문, 살인했다는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유엔 인권전문가들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 '시리아 내 구금: 앞으로 나아갈 길'에서 정부군 등이 "독단적이고 위법하게 시민 수만 명을 정식 혹은 임시시설에 구금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보고서는 "많은 이들이 구금 시설에서 죽었으며, 즉석에서 사형된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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