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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최순실 “나는 비선실세 아냐”···박근혜·정유라·손석희 증인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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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8월24일 최순실씨가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강윤중 기자


최순실씨(63)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딸 정유라씨·손석희 JTBC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 정씨, 손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단을 대체로 유지하되 강요죄 혐의는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 측은 대법원이 유죄로 본 혐의들에 대해서도 유·무죄를 다투겠다는 취지로 증인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관계가 인정된 뇌물죄·직권남용죄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준길 변호사는 “지금까지 현출된 증거만으로는 두 사람 간의 공모를 입증하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피고인과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과 공모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의 신빙성을 재판부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뇌물죄·직권남용죄는 공무원 신분을 가진 자에게만 성립하는 ‘신분범’(身分犯)이다. 신분범이란 특정 신분이 범죄의 구성요건이 되는 범죄를 말한다. 최씨 측은 공무원이 아닌 최씨를 공범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관계에 대한 입증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씨 측은 삼성이 최씨 측에 건넨 34억원 상당의 말 3필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씨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삼성의 말 3필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 정유라가 사실과 다른 증언을 했고, 이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불리한 증거가 됐다”면서 “당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정유라는 본인이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매우 불안한 심리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유라를 증인으로 신청해 이재용 사건에서의 증언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해 삼성의 말이 피고인의 실질적 소유가 아님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손석희 JTBC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JTBC의 태블릿 PC 보도 때문에 피고인이 비선실세가 됐다”며 “손석희 사장은 (보도를) 뒤에서 조정한 사람이라 양형에 결정적인 인자다.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날 최씨는 법정에서 발언할 기회를 얻고 “저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최씨가 법정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6월15일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최씨는 “구속된 지 만 3년이 됐다. 지난 3년간 검찰 조사와 주4회 재판을 받으면서 견디기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20년간 유치원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며 박 전 대통령을 도왔다”며 “대통령을 이용해 개인적 사익을 취한 적 없고 어떤 기업도 알지 못한다. 하늘에 두고 맹세할 수 있다”고 했다. “딸의 승마 문제와 관련해서도 말 소유권과 처분권이 삼성에 있는데, 뇌물이라고 본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12월18일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방청객들이 “재판장님, 이 재판은 무효예요” “빨갱이들이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몰라”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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