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첫 게임중독 진료 쿠리하마의료센터 히구치 스스무 원장 인터뷰
"게임중독 증상, 알코올·약물 중독과 유사…질병 맞다"
"게임중독 따른 가정내 강력범죄 多…제1 희생자는 엄마"
"언론이 사건 배경 보도하지 않아 문제 커져"
"게임중독 증상, 알코올·약물 중독과 유사…질병 맞다"
"게임중독 따른 가정내 강력범죄 多…제1 희생자는 엄마"
"언론이 사건 배경 보도하지 않아 문제 커져"
![]() |
히구치 스스무 쿠리하마의료센터 원장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위치한 병원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박기주 기자) |
[가나가와(일본)=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일본 도쿄에서 2시간 넘게 떨어진 가나가와현의 한적한 한 해변 도로. 이곳에 위치한 쿠리하마의료센터는 지난 2011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의존 치료를 시작한 의료기관이다. 일본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데도 이 기관은 홋카이도에서 규슈지역까지 전국에서 환자들이 모여든다.
쿠리하마의료센터의 히구치 스스무 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 내내 “게임중독은 질병이 맞다”고 확언했다. 부작용이 많지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고, 특히 학생을 중심으로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게임중독은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과 같은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임중독은 확실한 질병…다른 중독 증세와 같아”
그가 게임중독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 2008년 270만명을 대상으로 한 알코올 중독 전국 실태조사 연구에 참여하면서다. 그는 당시 연구과정에서 이들 중 상당수가 인터넷 의존 경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알코올중독과는 달리 치료기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쿠리하마의료센터에 해당 치료 부문을 설치해 치료에 나서게 됐다.
히구치 원장은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해 “(게임중독은) 확실히 병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자들은 환자들을 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체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게임중독 환자들과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보게 되면 이것이 질병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학적으로도 게임중독이 알코올이나 약물중독 등과 비슷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히구치 원장은 “게임중독 환자들의 뇌를 보면 가장 대표적인 중독인 알코올중독 및 약물중독 환자들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또한 우울이나 불안증세 등 다른 중독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이 게임중독 환자에게도 나타나기 때문에 ‘게임중독을 질병이다’라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중독에 가장 노출돼 있는 계층이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성인의 경우 자신의 중독 증상을 자각해 병원을 방문하는 일도 있고 자연적으로 좋아지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면 병이 심화되고 결국 학생의 미래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이다.
히구치 원장은 “(게임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의 장래가 막힌다는 것”이라며 “게임 때문에 학교를 안 가고 성적이 떨어지고, 히키코모리가 되고,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으로 문제가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 |
히구치 스스무 쿠리하마의료센터 원장이 게임중독의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기주 기자) |
◇게임중독에 따른 강력범죄, 언론서 ‘쉬쉬’…“보도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커져”
특히 학생의 게임중독은 현실 세계에서의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부작용도 나타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건의 배경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일본 미디어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히구치 원장은 “FPS(1인칭 슈팅게임) 등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 사용자의 폭력성을 강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실제 살인이나 폭력으로 이어지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가정에서 이 때문에 폭력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것은 분명하고, 이에 따른 제1의 희생자는 부모(특히 엄마)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히구치 원장은 “일본에서는 게임중독에 따른 부작용으로 부모를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사례가 있는데, 이게 보도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언론을 통해 게임중독의 폐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이를 예방하는데, 보도가 되지 않으니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게임중독 부작용은 현재 수면 아래 있을 뿐”이라며 “단순한 살인이나 자살만 볼 것이 아니라 사건의 배경을 보도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서 자신이 인터넷의존 치료를 시작하고 받은 환자를 언급하며 “게임중독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히구치 원장은 “고교 1학년이었던 그 환자는 게임 때문에 밤낮이 바뀌어 학교도 가지 않아 퇴학까지 당했다”며 “치료 후 게임을 점점 줄여갔고 결국 대학에 진학해 지금은 완전히 보통사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중독을 치료해 학생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의 보람”이라고 밝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