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기금 늘렸지만 집행 적어 '낮잠'…내년 이월
경기도, 100억원 계획 중 40여억원만 집행…파주시는 사용 전무
북으로 가는 말라리아 방역물자 |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올해 2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 뒤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치달으며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29일 경기도와 파주시, 연천군 등에 따르면 올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예산 편성 등을 통해 확충했지만 집행 계획분 가운데 대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기금 총액이 오히려 올해 초보다 늘었다.
경기도가 조성한 남북교류협력기금은 지난달 말 기준 392억8천900만원이다.
이는 올해 초 329억1천700만원보다 63억7천200만원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배구 남북한 경기 |
올해 본예산과 5월 추경 예산에 100여억원의 기금을 확충했으나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피스컵 국제배구대회 등 10여 개 사업에 40여억원만 집행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올해 파주 임진각과 북한 개성을 달리는 '평화마라톤' 대회 개최와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 등 20여개 사업을 추진, 100억원의 기금을 집행하려 했다.
그러나 굵직한 사업들이 무산되며 계획된 기금의 절반도 쓰지 못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139억원에 불과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추경예산을 통해 200억원을 확충한 데 이어 올해 100억원의 기금을 추가로 확보한 바 있다.
그나마 경기도는 러시아에서 농업협력 콘퍼런스를 여는 등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진행해 기금 집행률이 좋은 편이다.
파주시는 올해 15억원을 확충해 모두 21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했다.
이 중 파주-개성 간 농업협력사업, 파주-해주 율곡 이이 선생 문화교류 등 3∼4개 사업에 6억원을 집행하려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며 한 푼도 쓰지 못했다.
파주시는 올해 못한 사업을 내년에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파주시는 2022년까지 매년 15억원씩 확보해 모두 50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축구로 하나 된 남북 청소년 |
연천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초 20억원이던 남북교류협력기금이 25억원으로 늘었다.
평양에서 개최 예정인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5억원을 쓰려 했으나 대회가 개최되지 못해 기금이 늘었다.
연천군은 기금을 내년으로 이월해 유소년축구대회 외에 평안도와 율무 두루미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 3∼4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북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기금을 확충했다"며 "그러나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뒤 남북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계획했던 많은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공동방역 등 경기도 입장에서는 남북 모두 도움이 되는 교류협력사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wyshi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