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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美유사시 한국군 투입 가능성?…한미동맹 정의 재정립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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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국 이익만 추구한단 우려도

軍 "군의 역할은 큰 변함없을 것"

상위법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대로

아시아경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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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한반도 주변 위기상황 뿐 아니라 미국 위기 상황에도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공동 대응하자고 미국이 요구한 것은 기존 한미동맹의 정의를 재정립해야 하는 새로운 화두다.


전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서 미국이 안보 위협을 앞세워 파병을 요구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정부의 고심도 클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크게 증액하자고 요구한 미국이 한국군의 운용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면서 너무 급격하게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연합위기관리 범위가 미국의 요구대로 넓어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판단에 따라 해외 분쟁 지역까지 한국군의 파병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과 호르무즈 지역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미국과 중국간의 군사적 대립에 한국이 끼게될 가능성도 있다.


홍콩 시위와 무역분쟁,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미ㆍ중 사이에서 우리 정부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국방부 산하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는 이날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란 보고서에서 "한반도 문제는 잠재적 갈등의 화약고"라면서 "미ㆍ중간 긴장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면 미국과 중국이 충돌 상태로 끌려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미국이 연합위기관리 범위를 확대하자고 요구했다는 것에 대해 "공식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논의를 하는 단계에서 여러가지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아직 협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는 일단 개정을 추진 중인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보다 상위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외부의 무력공격에 따른 한미 양국의 개입 범위를 '태평양' 지역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각서를 일부 개정한다고 해도 한국군의 역할은 큰 변함이 없을 거란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유사시 중동 등으로 한국군을 파병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게 되는 미래한미연합사령부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3년 10월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의 방위를 위해 미국과 맺은 첫 군사 동맹이다. 한국이 북한 등 외부의 적으로부터 군사적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원조한다는 게 핵심이다. 때문에 각서에서 연합위기관리 범위를 개정하면 이 상호방위조약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이 동맹의 비대칭성을 제거하려는 목적이 뚜렷할 경우 각서는 물론 상호방위조약의 개정까지 추후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다음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각서 개정 문제를 양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서 개정 문제는 논의할 사안이 많은 만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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