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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레깅스 촬영남 무죄…변호사 “본질은 몰카”VS“성범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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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마트폰으로 몰래 촬영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를 두고 변호사들의 주장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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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수진 변호사와 백성문 변호사는 이른바 ‘레깅스 촬영남’ 사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조 변호사는 “유죄고 처벌돼야 된다고 본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백 변호사는 “잘못한 건 맞지만 이게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을지언정 형사상 처벌 대상은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사건의 본질은 몰카라는 거다. 몰래 찍었다. 그러니까 지금 무죄가 난 이유를 조금 더 보도된 걸 보면 그 여성이 레깅스만 입고 있었던 건 아니고 레깅스 위에 약간 살짝 엉덩이를 살짝 덮는, 타이즈 같이 생긴 바지를 입었다”라며 “8초 정도 동영상으로 여성의 뒷모습을 찍었다. 남의 신체 부위를 몰래 왜 찍냐. 레깅스를 입은 사람을 찍으면 죄가 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오리털 점퍼를 입고 있든 가죽 점퍼를 입고 있든, 다른 이성을 어떠한 성적인 욕망을 가지고 찍지 않으면 찍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의 신체를 왜 수치심을 느끼게 찍느냐는 거다. 그 여성이 아마 신고를 했거나 아니면 문제 제기를 했으니까 이 남성이 잡혔고 적발이 됐을 거다. 그렇다면 그 여성은 분명히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던 거고 몰카 자체를 처벌하기 위해서 성폭력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판사님이 볼 때 레깅스는 일상복이니까 처벌하지 않는다? 이건 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몰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성범죄냐 성범죄가 아니냐가 더 중요한 거다. 지금 이 사건은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성폭력 범죄 처벌이라는 특례법에 규정이 돼 있는 성범죄다”라며 “어디까지 그러면 성범죄로 인정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된다. 예를 들어서 지금 제가 정면에 있는 조 변호사를 몰래 찍었다면 이것도 몰카다. 몰래 찍었으면. 그런데 이렇게 찍으면 죄가 될까? 안 된다. 초상권 침해는 죄가 안 된다. 그건 민사상 손해 배상 청구의 대상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찍어야 이게 성범죄인가. 제가 몰래 (진행자) 김현정 앵커를 어깨를 살짝 찍었다. 이건 성범죄일까? 기분이 나쁘다고 처벌하는 건 과거 조선시대로 가야 한다. 몰래 찍는 건 잘못한 거지만 성범죄로 처벌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래서 보통 여름에 피서철 되면 뭐 해수욕장에서 수영복 몰카. 이건 100% 이건 성범죄가 된다. 이건 노출의 정도가 심하니까. 이번 사안 같은 경우에는 그건 다시 말씀드리지만 잘했다가 아니라 여성의 뒷모습을 찍은 거고 여성이 출근할 때 입는 옷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옷 입고 있는 것을 찍은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 변호사는 “저는 유죄라고 보는 이유는 판사가 어떤 여성의 옷차림을 판단하는 결론이 나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레깅스가 성적인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옷차림이냐를 판단하는 식으로. 그래서 유죄냐 무죄냐로 가면 안 된다”라며 “판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고 유발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해석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백 변호사는 “피해자 보호는 민사로 보호를 해야한다. 성범죄냐 아니냐를 가지고 판단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까 예를 들어서 사람마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부위가 다르다. 그런데 얼굴을 몰래 찍으면 초상권 침해라고 하지 않냐. 이건 형사 처벌 대상 아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 주제의 핵심은 어디까지가 몰래 찍은 카메라로 성범죄가 되는지를 판단해야 되니까 그러면 그냥 일상복을 입고 있는 여성을 찍는 건 그건 사실 이 안에 이 안에 포함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의 레깅스는 모든 여성들이 편하게 입는 옷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28일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부는 지난해 레깅스를 입고 있던 여성 승객이 버스에서 하차하려고 할 때 뒷모습을 8초 동안 촬영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남성이 몰래 촬영한 피해 여성의 외부로 노출된 신체는 목 윗부분과 손, 발목”이라며 “여성의 상반신부터 발끝까지 전체적인 피해자의 후방 모습을 촬영했고, 여성의 엉덩이 부위를 확대하거나 부각시켜 촬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깅스는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고 피해 여성 역시 레깅스를 입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면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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