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왼쪽)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8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협력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기로 결정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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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SK텔레콤과 카카오 같은 ‘적과의 동침’ 사례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방과 협력을 강조하는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제조ㆍ통신ㆍ콘텐츠 등 업종이 다른 기업들이 손잡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신형 스마트 TV를 출시하면서 경쟁사 애플과 손을 잡았다. 삼성 스마트 TV에 애플이 제공하는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즈 무비& TV쇼’ 서비스를 탑재 하기로 한 것이다. 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저장해 놓은 콘텐츠를 손쉽게 TV와 연동해 시청할 수 있는 ‘에어플레이2’ 기능도 삼성 스마트 TV에 심었다.
ICT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영향력을 가진 애플의 콘텐츠를 더해 TV 판매고를 올릴 수 있고, 애플은 넷플릭스 등 거대 콘텐츠 기업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경쟁 기업과 언제든 손잡는 게 ICT 업계 최신 트렌드”라고 말했다.
통신기업간 협업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KT의 음악 자회사 지니뮤직 지분 12%를 인수하는 등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 KT와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견제하기 위해 2년전 ’원내비’를 공동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손 잡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는 등 내비게이션 시장을 둘러싼 기업간 합종연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운영체제(OS)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구글은 자사 스마트워치용 OS를 안드로이드폰 뿐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의 각종 기능이 자사 플랫폼뿐만 아니라 구글과 애플의 OS에서도 구동되도록 개발 중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시대 개막으로 통신, 콘텐츠, 인공지능(AI), 쇼핑 등 사업 간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기업들의 상호 협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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