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시 최종 시한 이전 탈퇴 가능"
영국 정부 동의, EU 내부 절차 거쳐 공식 발효 예정
영국 브렉시트 (PG)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8일(현지시간) 사흘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EU 27개 회원국이 영국의 브렉시트 '탄력적 연기'(flextension) 요청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투스크 의장이 언급한 '탄력적 연기'는 영국 의회가 EU와 영국 정부가 최근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경우 최종 시한보다 먼저 탈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당초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는 내년 1월 31일까지 또 한 번 연기되게 됐으며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도 당분간 피할 수 있게 됐다.
투스크 의장은 이번 결정은 문서를 통해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EU 정상회의는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영국 정부 측의 동의를 거치게 되며 이후 24시간 이내에 EU 회원국의 추가적인 이의 제기가 없으면 발효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 EU 관리는 이번 결정은 29일께 공식 채택될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절차는 오는 30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그동안 단기 연기를 주장했던 프랑스 정부가 3개월 연기에 동의하면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
AFP통신은 이번 브렉시트 연기안은 영국 의회가 내년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할 경우 영국이 11월 30일 혹은 12월 31일에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영국 의회 비준 시 최종 시한 전 탈퇴 가능일을 12월 1일이나 내년 1월 1일이라고 보도했다.
또 영국은 EU 집행위원 후보를 지명해야 하며,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은 없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집행위원단은 한국의 행정부처 장관 또는 국무위원단에 해당하며 회원국별로 각 1명의 집행위원이 참여한다. 당초 오는 31일 탈퇴 예정이던 영국은 오는 12월 출범 예정인 새 집행위의 집행위원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EU 27개국 대사 회동 후 "짧고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만남"이었다면서 "결정이 내려져 기쁘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가 연기된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앞서 EU와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가 체결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 승인 투표에서 3차례나 부결되면서 당초 지난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4월 12일에 이어 이달 31일로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기존 합의안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EU와 영국 정부는 지난 17일 기존 합의안을 수정한 새 합의안을 극적으로 타결했으나 영국 의회가 합의안 승인 투표를 보류하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등 브렉시트의 향방을 둘러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오후 총선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영국에서 12월 조기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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