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종민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재원 의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유의동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선거법 개정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지난 23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대부분 상임위의 국감이 끝난 후에 겸임 상임위 국감이 열렸다. 23일 여성가족위원회에 이어, 운영위원회는 25일과 다음달 1일, 정보위원회가 다음달 4·5·6일 국감을 열 계획이다.
국감이 끝나자마자 정국 이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논의로 옮겨갔다. 패스트트랙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의 처리를 두고 여야가 실무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공조가 추진되는 등 수싸움이 시작됐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23일 지시한 데 이어 25일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의 철거와 관련, 남북 협의를 위한 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내왔다. 북미협상 교착 국면에서 남북관계를 흔드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이주에(10월 넷째주)에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구속,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있었다.
◆DAY1(10월 21일): "12월 창당"에 "기회주의자"…선 넘은 유승민·손학규=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한 지붕 두 가족'의 해체 수순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21일 두 사람 사이에 내재된 갈등도 드디어 폭발했다.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변혁)' 대표의 얘기다. 유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고 손 대표는 "전형적 기회주의자" 등 직격탄을 날렸다.
유 대표의 이날 언론 인터뷰가 촉매제가 됐다. 그는 12월초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덮어두는 대신 자유 외 공정·정의·평등·복지 등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사실상 통합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는 12월 정기국회까지는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 결심을 행동에 옮기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신당 창당 시기와 보수통합의 조건을 내걸면서 손 대표 등 당권파와는 극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제3지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던 손 대표도 태세 전환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대표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탈당은 4월달부터 생각했다고 하고 탈당은 12월에 실행하겠다고 한다. 이런 거짓이 어딨고 이런 위선이 어딨나"라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유 대표를 향해 "원칙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호남 배제 정치인", "수구보수 정치인", "분파주의를 대표하는 분" 등으로 규정했다.
변혁 의원들 그중에서도 유 대표를 필두로 한 바른정당계는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에 불을 지피는 한편 독자세력화에 본격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유 대표가 12월 "예산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결심을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 핵심 안건을 처리한 뒤 정치 행동을 하겠다는 명분이다.
◆DAY2(10월 22일): 文, 임기반환점 국회연설…"입법 뒷받침" vs "공수처 보채기"=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고 "'공정'과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어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약 30분 분량의 연설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재정 여력은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적이고, 포용적이고, 공정하고, 평화적인 경제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방향으로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국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국정 과제로는 △공정을 위한 개혁 △검찰개혁 △민생과 안전을 위한 입법실현을 강조했다. '공정' 분야에는 특히 교육, 채용 분야 개혁 의지를 담았다. 문 대통령은 때마침 임기 반환점(11월9일)을 앞두고 가진 국회 연설에서 "정치는 항상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이 회복되고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여당은 적극적인 입법 뒷받침을 약속한 반면 보수야당은 반성 없는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공수처 법안 처리 등 검찰개혁 추진을 국회에 당부한데 대해선 여야간의 반응이 극명히 엇갈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국회에서 신속하게 심의해 필요한 입법을 뒷받침하겠다"며 "경기침체 및 하방 위험을 극복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투쟁해도 대통령은 하나도 안변했고 고집이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한 연설"이라며 "국민들에게 암울한 연설, 좌절감을 안겨준 연설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촉구를 '공수처 보채기'라고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조급증이 일을 오히려 그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DAY3(10월 23일): 여야, 공수처 이견 '줄다리기'…김정은 "금강산 南시설 싹 들어내라"=23일 오후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은 선거법 논의를 위한 '3+3 회의'(원내대표와 각 당 의원 1인씩 회동)와 사법개혁법안(검경수사권조정안, 공수처 설치안) 협의를 위한 실무회동(각 당 의원 1인씩)을 각각 열었다.
공수처 설치과 관련해서는 여야 의견이 여전히 엇갈렸다. 민주당은 '공수처 우선'을 거듭 강조했지만 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협상에 참여한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이 처음부터 반대해서 실질적 협의는 할 수가 없었다"면서도 "다른 부분이 타협된다고 하면 한국당도 조금 더 유연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여당과 이견이 조금이라도 좁혀진 게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은 "수사권과 기소권 합친 공수처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며 "장차관 이상 고위공직자와 판검사를 수사 대상으로 한정해서 별도 수사청을 만드는 건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빠르면 이달 중에 공수처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개혁안은 법사위 소관 법안이기 때문에 상임위 심사 기간 180일만 마치면 추가로 진행되는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기간(최대 90일)은 거칠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이달 29일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고 문 국회의장이 상정과 표결을 선택할 수 있다.
선거제 개편 논의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각의 의견을 들었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합의처리 가능성에 서로 좀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대북제재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미국에는 제재 해제를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사실상 금강산 관광 지구의 독자 개발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자력갱생’'메시지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분석하는 게 먼저”라며 “(북한과) 협의할 부분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북측의 의도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적극 대처하고, 남북합의 정신에 기초해 언제든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DAY4(10월 24일): 정경심 구속에 "법원 판단 존중" vs "공범 조국 수사"…표창원 불출마 선언=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24일 새벽 구속된 것에 여야 반응이 엇갈렸다. 여당은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고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만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공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차례"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당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사법 절차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정 교수 구속이 "당연한 결과"라며 이제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입시 비리와 불법 사모펀드로 대한민국의 공정과 경제 질서를 무너트린 범죄의 중대성, 컴퓨터 하드디스크 은닉 등 명백한 증거인멸 시도 등을 고려하면 구속 수사는 너무나 당연하다"라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조국(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에 이은 정경심에 대한 구속은 조국 일가의 불법 의혹이 단순한 의혹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민 앞에서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던 조국의 거짓말과 국민 기만의 민낯을 밝히기 위해 '조국 가족 범죄단'의 주요 공범인 조국에 대한 수사기 이뤄질 차례"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정 교수 구속에 "정의의 여신도 박수 칠,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부정덩어리의 극치' 조국 부인 정경심 씨에 대해 구속이 이뤄진 것이다. 18명의 초호화 변호인단도, 공정과 평등을 위해 '두 눈을 안대'로 가린 정의의 여신상 앞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조국"이라며 "검찰은 정 씨에 대한 구속을 계기로, 조국 일가의 비리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송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0시 18분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정 교수는 구치소에 입감절차를 밟은 뒤 수감됐다.
또한 이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을 보내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당 대표 출마 당시부터 불출마 뜻을 밝혀온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이철희 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불출마 선언이다.
◆DAY5(10월 25일): 北, 금강산 南시설철거 통지문 송부…與 '패스트트랙 공조' 압박=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인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의 철거와 관련, 남북 협의를 위한 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내왔다. 북한은 우리 측에 보낸 금강산 시설철거 관련 통지문에서 "금강산 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북측은 남측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문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냈다"며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방침 하에 적극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북측은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 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가기 바란다"며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여권은 정치·사법개혁 완수를 위해 패스트트랙 공조 체제를 복원하자고 25일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제외한 야권과 연대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압박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부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공조했던 야당과 접촉을 시작했다"며 "그분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는 과정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정의당에 제안한다"며 "검찰의 사법특권을 해체하고 민심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로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함께 집행하기 위해 다시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경우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정치개혁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나서고 있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사법개혁 법안 우선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