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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존슨, 조기총선 걸고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 승인 투표 압박…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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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버킹엄셔주 밀턴케인즈의 미틀턴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밀터케인즈|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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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교착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존슨 총리가 제1야당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에게 서한을 보내 EU와의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대신 조기총선 실시에 찬성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4일(현지시간) BBC 등이 보도했다.

조기총선을 실시하게 되면 EU에서 브렉시트를 연기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당초 예정대로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발효시키겠다던 존슨 총리 약속과도 배치된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의회가 자신이 EU와 맺은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를 무산시키자 지난 19일 EU에 브렉시트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계획이 틀어진 상황에서 조기총선 제안으로 판을 흔들어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존슨 총리는 코빈 대표에 보낸 서한에서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조기총선에 찬성한다는 조건 아래, 다음달 6일 비준을 목표로 EU와의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고 약속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브렉시트 이후 EU 관세동맹을 떠난다. 하지만 북아일랜드는 경우에 따라 EU 관세동맹을 따르도록 하고, 이같은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는 북아일랜드 의회가 4년 마다 여는 투표로 결정하도록 했다. 코빈 대표는 어떤 합의사항도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승인투표를 반대했다.

존슨 총리가 겉으로는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조기총선을 앞세워 노동당에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 승인 투표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존슨 총리는 서한을 통해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든 안 되든 코빈 대표가 오는 12월12일 조기총선에 협조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EU가 내년 1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준다면 기꺼이 조기총선에 임하겠다고 한 코빈 대표의 과거 발언까지 언급했다. 그러면서 EU가 내년 1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니 조기총선 카드를 받으라는 식이다.

한편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5일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장기간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다음주 중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가 조기총선을 걸고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 승인투표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손해볼 것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브렉시트 잠정 합의안이 무산되더라도 조기총선까지만 가면 보수당이 지금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고, 결국 자신의 계획대로 브렉시트를 발동시킬 수 있으리란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노동당에 앞서 있다.

하지만 존슨 총리의 계획대로 조기총선까지 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더 많다. 조기총선이 열리려면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앞서 두 번이나 조기총선 동의안을 내놨지만 번번이 부결됐다. 코빈 대표는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없어져야만 총선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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