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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이달 말까지 "죽기 살기로(do or die)"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행하겠다던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조기총선 카드를 재차 내밀었다. 오는 12월12일 조기총선을 개최하는 안을 다음 주 의회 표결에 부친다.
공영 BBC방송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는 방안 대신, 11월15일 또는 30일로 단기 연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은 전달했따.
또한 결정권을 쥐게 된 EU가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연기하기로 한다면 12월12일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동당이 이에 동의한다면 11월6일 의회가 해산되기 전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훌륭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그럴 수 있다"면서도 "이 경우 12월 12일 총선에 동의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의 최측근인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보수당)는 오는 28일 정부가 조기총선 동의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의 12월 조기총선은 1920년대 이후 처음이다. 영국 고정임기의회법에 따르면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앞서 존슨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집권 보수당의 의결권 있는 의석수는 287석에 불과해 제 1야당인 노동당의 표가 어디로 향할 지가 관건이다. 노 딜 위험만 사라진다면 조기총선에 동의하겠다고 밝혀온 노동당으로선 브렉시트 연기가 확정될 경우 조기총선 개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당(DUPㆍ10석)은 새 합의안에 공식적인 반대를 표한 상태다.
세 번째 시도까지 하원의 벽에 가로막힐 경우 존슨 총리는 일종의 '자해 전략'이나 다름 없는 불신임투표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새 입법을 통해 3분의2가 아닌, 과반 가결안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이른 바 노딜 방지법으로 불리는 EU법(벤 액트)에 따라 브렉시트를 3개월 추가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EU측에 보냈지만, 자신의 뜻은 아니라며 자필 서명은 하지 않았다. EU는 25일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대한 결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현지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를 제외한 EU회원국들이 승인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3개월 연기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다만 프랑스가 단기 연기를 요구하고 있어 변수로 꼽힌다.
한편 하원은 이날 '여왕연설'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310표, 반대 294표로 통과시켰다. 영국 여왕은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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