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연간 성장률 1%대 우려"…원인·해법에선 극명한 시각 차
국감 출석한 기재부-한국은행-수출입은행 |
(서울·세종=연합뉴스) 정책팀 차지연 홍규빈 기자 = 여야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마지막 종합감사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둔화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연간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원인과 해법에서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협조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늦어진 점 등이 성장률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확장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추경이 3개월 넘게 늦어지고 대폭 삭감까지 당하면서 재정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정 부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김 의원은 "'위기'를 지나치게 확대·과장하거나 '경제가 파탄 났다'는 왜곡된 주장을 해버리면 극도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다. 3분기 민간소비가 떨어진 것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황당무계한 수치와 위기의식이 난무하는데 경제 관련 가짜뉴스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3분기 성장률이 종합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남은 기간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경기 둔화와 불안이 있을 때 확장재정이 중요하다. 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위 국감 참석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총재 |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부의 안이한 경제 상황 인식이 성장률 둔화 결과를 가져왔다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지금 추경을 늦게 편성하고 위기를 조장해 소비가 위축돼서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이냐. 야당이 '위기'라고 주장한다고 대한민국 국민이 소비를 안 할 정도로 어리석은가"라며 "야당 탓, 전 정부 탓, 국제 환경 탓만 하고 있다. 경제 예측을 잘못한 것은 국민에게 희망고문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재정 확대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정부 기여 효과는 크지가 않다"며 "정부의 지금 상황인식과 대응이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아 우려한다. 연간 성장률이 1%대로 내려가지 않도록 야당도 협조하겠지만 정부가 정책을 바로 세워 집행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오늘 국민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수치가 발표됐다. 3분기 성장률 0.4%로 보면 연간 성장률 2%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있다"며 "2% 미만 성장은 오일쇼크,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말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3번의 2% 미만 성장 때는 모두 '급성질환'이었기에 강력한 대응 정책으로 쉽게 회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대외여건 악화 등이 다 섞인 '만성질환'이라 더 엄중하다"며 "완고함과 자화자찬을 하지 말라. 국민들에게 나쁜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경제를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정부 대응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일본의 부당한 경제 침략에 맞서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고 대비해 실행한 결과 '판정승'을 거둔 것 아닌가 싶다"라며 "오히려 발등에 불이 붙은 것은 일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판정승'이라는 것은 예단이다. 현장 기업인들이 생각할 때는 기가 막힐 것"이라며 "비경제적 분야로 기업이 왜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굉장히 정치권에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싸우지 않고 대화로 한일관계를 풀어가는 게 기업인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charg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