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국정감사…김희경 차관, '동행 조력자' 지원도 시인
금천구 아동학대 피해 父 "여가부 지원 없었다"…이정옥 장관 "진심 사죄"
물 마시는 이정옥 장관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2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여성가족부와 그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는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등장했던 윤지오 씨에 대한 숙소 지원 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여가부에서 내려온 기부금으로 윤씨를 지원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박봉정숙 원장을 향해 "윤씨를 지원한 법적 근거가 있느냐"며 "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먼저 나서서 도왔냐. 지금 이분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해서 소환당하고 도망을 다니고 있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봉정숙 원장은 "장자연 관련 수사 의혹이 중요했다"며 당시 지원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증언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분을 도와주냐.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그렇게 일해도 된다고 권한을 위임받았는가"라고 지원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오전 동안 윤씨 지원과 관련해 논란이 거듭되자 김희경 여가부 차관은 오후에 "당시 윤지오 씨에게 15만8천400원을 기부한 사람은 나"라며 직접 해명했다.
그는 "검토 결과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 내가 예산검토를 중단했다. 그래서 내가 사비를 내서 대방동에 있는 서울여성플라자에 3일간 (윤씨를) 숙박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적 기부이기 때문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기부금 출처를 물어봤을 때 (공개했다면) 이게 미담으로 회자됐을 것"이라고 말해 일부 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왜 숨겼냐. 숨긴 이유가 미담이 될 거 같아서라고. 이런 답변이 어디 있는가"라며 김 차관 고발을 위한 여야 간사간 정회를 요구했다.
여야 간사는 정회 동안 김 차관 고발 대신 사과를 받는 선에서 상황을 정리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김 차관은 요구대로 사과하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김 차관은 이후 윤씨에게 숙소 지원 외에도 동행 조력자까지 지원한 일이 관련 자료 제출로 확인되자 '직권 남용'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장씨 사건의 목격담을 전한 윤씨는 후원금 사기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경찰은 캐나다에 머무는 윤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그가 국내로 들어오지 않자 신병 확보를 위해 캐나다 당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답변하는 이정옥 장관 |
이날 국감에서는 서울 금천구 아동학대 피해자 아버지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 당시 여가부 지원이 사실상 전무했다고 증언했다.
금천구 아이 돌보미였던 김모씨는 14개월 된 정모씨 부부의 자녀를 수십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여가부로부터 지원받은 것이 있는가'라는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질의에 "당시 차관님하고 관련 분들 몇 번 본 거 말고는 없었다"며 심리치료 지원 등도 금천경찰서를 통해서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돌봄서비스 이용대금을 환불받고자 했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받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돌보미 선생님에 대해서 처벌을 받게끔 판결이 났는데 건강지원센터 센터장님 등에 책임자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정이 났다"고 성토했다.
이 장관은 '여가부가 지원을 하나도 안 했다고 해 격분했다'는 송 의원 말에 "아이들 키우는 엄마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성매매 집결지가 국·공유지에서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전국에 성매매 집결지가 21곳이 있다면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이 장관에게 "토지 관계는 파악된 게 있느냐"고 물으며 "마산 서성동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의 경우 50m 내 어린이집 2곳, 200m 거리에 초등학교가, 담을 하나 놔두고는 주택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더 놀라운 것은 집결지의 29.8%가 국공유지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1987년 2월 기획재정부가 소유권을 가진 뒤로 한 필지는 2020년까지 나머지 두 필지는 2022년까지 임대계약이 돼 있다"며 "정부가 소유한 땅을 성매매 집결지로 이용하도록 임대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이 "무허가 점유가 많다. 대부분 경우는 장기간 점유를 해서 점유권에 대해 일정 부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여 의원은 "무단 점유를 했으면 임대계약이 나올 수가 없지. 정부가 임대해서 무단점유가 아니다"라고 따져 물었다.
여 의원은 "이미 창원시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여가부는) 기재부와 협의해서 바로 조치해달라. 21개 전국 성매매 집결지, 불법이라 손을 못 대는데 국공유지 점유하는 것에 대해 조치만 하더라도 없앨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질의하는 김현아 의원 |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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