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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 "동맹이 방위비 분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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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상 앞두고 미 국방 작심 발언

韓 언급 없었지만 본격 협상 앞두고 압박

정은보 협상 대표 美측과 첫 만남

아시아경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22일 오후 미국 호놀룰루에서 개최되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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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국과 미국 간의 본격적 협상이 미국 호놀룰루에서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다. 협상 시작에 맞춰 미국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동맹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방위비 분담 협상을 하루 앞두고 미국의 공세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은 취임 이래, 나도 취임 이래 모든 동맹과 파트너들에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말해 왔다"며 "그것이 일본에서 주둔국 지원이든, 유럽 동맹국의 늘어난 국내총생산(GDP)이든, 핵심은 방위비 분담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한미 간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기지나 공공요금 지불, 배치 비용 등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 이 같은 부분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은 22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처음 만났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직전 SMA 협상을 이끈 장원삼 대사가 참석해 두 대표의 만남은 2차 협상에서 이뤄지게 됐다. 두 대표는 이날 만찬을 겸한 상견례를 하고 하루 뒤인 23일 오전부터 이틀간 제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차 회담에서 양측이 방위비 분담에 대한 한미 간 기본 입장을 교환하며 서로의 카드를 확인했고 협상팀 구성도 완료했다. 따라서 이번 협상부터는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본격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에 요구할 분담금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이 그간 주한미군 직간접 운용비용으로 연간 50억달러(약 6조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주장해 온 만큼 비슷한 규모의 요구 금액이 우리 측에 전달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측의 주장은 금액도 문제지만 절차상으로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이 추산한 50억달러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다. 미측은 이미 지난해 10차 협상에서도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을 요구했지만 철회한 바 있다. 한국이 이 돈까지 부담하려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금액도 문제지만 양측 모두 SMA 개정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 .


이에 따라 한국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미국산 무기 구입 등 우리 정부가 미측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


지난주 방위비 압박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대가 주한미대사관저에 난입한 사건도 이번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사건 이후 미 국무부는 제2차 회의 일정을 알리며 "우리의 국제적 군사적 주둔 비용 지속은 미국 납세자에게만 떨어져야 할 부담이 아니라 주둔으로 득을 보는 동맹과 파트너가 공정하게 분담해야 하는 책임"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한국의 "더 많은 기여"라고 못박은 내용까지 소개했다. 이날 국무부 발표 내용이 대사관저 난입 사건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사는 전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이라는 틀 속에서,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가능한 부담이 합리적으로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제10차 SMA 협정문의 유효기간은 올해까지로, 원칙적으로 연내에 협상이 마무리돼야 내년부터 11차 협정문을 적용할 수 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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