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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베트남 하노이시, 수돗물 폐유 오염 2주 만에 "안전"…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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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주요 상수원이 폐유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2주 만에 당국이 "안전해졌다"고 발표했지만, 우리나라 교민을 포함한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23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위원회(하노이시)는 전날 "폐유로 오염됐던 하노이 남서부 지역 수돗물이 안전기준을 충족해 음용수로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 하노이 북서쪽 호아빈성에서 폐유를 무단투기한 사건으로 하노이의 상수원인 다강이 오염되는 사태가 발생한 지 2주 만이다.

그러나 8만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교민을 포함해 현지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 교민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하노이시 발표를 믿기 어렵다. 당분간은 생수를 계속 이용하는 게 안전하다"는 글이 대세를 이룬다. 정수기 설치 붐과 생수 구매 열기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은 당국의 늑장 대처와 불충분한 정보 제공 등으로 커진 측면이 있다.

상수도 공급업체가 지난 9일 폐유 오염을 인지하고도 수돗물 공급을 계속했고, 다음날부터 수돗물에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그런데도 하노이시가 상수원에서 독성 화학물질인 스티렌 농도가 평소의 1.3∼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돗물 공급을 중단시킨 것은 닷새 후인 지난 15일이었다.

그 사이 100만명이 넘는 주민이 오염된 수돗물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하노이시는 또 지난 17일 수돗물 공급 재개를 허가하면서 "음용수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었다.

호앙 쭝 하이 하노이시 당서기도 지난 22일 "관계 당국 간 정보공유에 허점이 있었고 위기 대응 매뉴얼 부재로 혼란이 있었다"면서 "상수원 모니터링과 관리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시는 또 이달 말까지 수돗물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지속해서 공개하고 주민이 원할 경우 상수도 공급업체가 급수차로 깨끗한 물을 무료로 공급하도록 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호아빈성에서 2.5t 트럭으로 폐유 9t가량을 무단투기한 혐의로 20∼30대 피의자 3명을 체포하고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폐유로 오염됐던 베트남 하노이 상수원
[베트남플러스 웹사이트 캡처]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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