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속 처리 통해 "사흘 내 법안 통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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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31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단행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22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전날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개최 계획이 좌절되자 곧바로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상정했다. 110쪽 분량의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영국은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브렉시트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영국과 EU 양측은 EU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지난 17일 오전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기존 '안전장치'의 대안으로 북아일랜드를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시장 체계에 남겨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가 범야권 및 하원의장의 반대로 인해 좌절되자 존슨 총리는 아예 승인투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EU 탈퇴협정 법안의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한다. 법안이 하원에 상정돼 간략한 명칭 등이 언급되는 것이 제1독회다. 제2독회에서는 법안의 목적과 전반적 원칙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뒤 표결을 통해 다음 단계로 이송 또는 법안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제2독회를 통과한 법안은 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전체회의에 보고돼 수정 여부를 논의한다. 이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제3독회를 끝내고 의결이 되면 하원을 최종 통과하게 된다. 이후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이 된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전날 상정되면서 제1독회를 마친 만큼 이날 제2독회 후 표결을 실시하게 된다. 일단 제1야당인 노동당이 표결에 기권할 것으로 전해진 데다, 보수당 및 보수당출신 무소속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U 탈퇴협정 법안은 제2독회를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제2독회 이후 예정된 '계획안'(programme motion) 표결이다. 정부는 법안 통과 절차를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기 위한 '계획안'을 내놨다. 계획안은 법안 관련 토론 시간을 제한하고, 하원을 밤늦게까지 열도록 해 오는 24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반대한다면 31일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당은 정부가 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해 충분히 검증할 시간을주지 않고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범야권이 뭉칠 경우 계획안의 하원 승인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존슨 총리는 이날 EU 탈퇴협정 법안 토론 및 표결을 앞두고 "국민은 더 이상의 지연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EU 지도자들도, 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완수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촉구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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