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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시위` 대진연 4명 구속…"범죄 소명"

매일경제 박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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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시위` 대진연 4명 구속…"범죄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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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발언을 규탄하며 미국 대사관저의 담을 넘은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체포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 7명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특히 이들의 미국 대사관저 기습 점거는 주한 미국 대사관과 미국 국무부가 모두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등 외교 문제로 번져 대진연의 과거 불법 점거 시위를 통한 '친북 활동'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진연은 그간 기습 점거를 주요한 투쟁 전략으로 삼아왔다. 지난 4월 12일 이 단체 회원 22명은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의원실을 기습 점거했다. 당시 경찰은 이들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1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후지TV 서울지국 사무실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지난 4일에도 대진연 회원 7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기단에 올라가 미국 규탄 시위를 벌이다가 집시법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단체의 친북 성향도 논란 거리다. 대진연의 공동대표 중 일부는 민중당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민중당 상임대표는 2014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 결정을 받은 통합진보당의 이상규 전 의원이다. 대진연은 지난해 11월엔 '꽃물결 대학생실천단'이란 산하 단체를 만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대진연을 순수한 대학생 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진연은 90주년을 맞는 학생의 날을 기념해 오는 11월 2일 '광화문 대첩'을 계획하면서 대학 내 동아리에서 신입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역사 프로젝트 동아리나 시사극단, 영상 동아리 등으로 홍보해 회원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대진연 블로그에는 "우리 동아리의 강점을 대학생들 귀맛에 당기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상 동아리를 예로 들면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면 영상을 직접 만들며 기획·편집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고 하는 것이 낫다"는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와 있다.

특히 이들은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법집행을 하는 검찰과 경찰을 향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다. 회원 7명에 대한 영장심사가 열린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대진연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미 대사관저 경비원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학생을 과격하게 밀치고 머리를 무릎으로 짓누르거나 수차례 뺨과 머리를 때렸다"며 "경찰과 경비원의 폭력진압과 인권침해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담을 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촬영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경찰에 의한 폭행·폭언과 성추행이 없었다"고 전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운동권 단체들이 여성을 앞세우는 방식으로 경찰들의 물리력 행사를 무력화시킨다"며 "상습적으로 이 같은 기습 점거 방식을 쓴다면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이 법률에서 규정하는 상한선까지 처벌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8일 미 대사관저에 침입한 19명 중 11명이 여성이었고, 이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꼬집은 지적이다.

[조성호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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