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밤 최악, 22일까지 ‘나쁨’
태풍 '너구리' 영향으로
동해 상 미세먼지 끌고 올 수도
21일 충남 세종시는 안개와 미세먼지가 뒤섞여 출근길 도심이 온통 뿌옇게 보였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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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도권과 충청도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는 이날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 예비저감조치도 시행됐다.
이날 오전 안개와 초미세먼지가 뒤섞이면서 충남 일부 지역에선 출근길 대기가 온통 뿌옇게 흐렸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는 "21일 수도권‧충남 지역 '나쁨', 22일에도 수도권‧충남지역이 '나쁨'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외 지역은 ‘보통’~‘좋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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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첫 예비저감조치
21일 오전 가장 높은 농도를 기록한 충남 보령시 주교면 측정소. [자료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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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1시 충남 보령시 주교면 측정소는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PM2.5) ㎥당 89㎍(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나타냈다.
이 수치는 이날 정오까지 측정된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 중 최고 농도다.
24시간 평균농도도 58㎍/㎥에 달했다.
입자가 조금 더 큰 미세먼지(PM10) 농도는 96㎍/㎥로, 대기환경기준 10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충남‧충북지역과 서해안 인접 지역을 위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
21일 0시부터 정오까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충남 37㎍/㎥, 세종 32㎍/㎥ 등을 기록했다.
충남과 가까운 전북 지역은 오전 3시 전북 익산 팔봉동 측정소에서 69㎍/㎥, 서해안과 가까운 경기 김포시 내통 측정소에서 오전 10시 85㎍/㎥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서쪽 미세먼지 유입의 영향이 덜한 남부지방은 부산 10㎍/㎥, 제주 11㎍/㎥ 등으로 낮은 농도를 보였다.
충남 서해안과 경기 서해안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자료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
이날 초미세먼지 오염은 전날 밤의 국외에서 들어온 미세먼지가 대기정체로 고인 탓이 크다.
21일 오전 9시 풍속은 충남 대전‧보은, 광주광역시, 전북 정읍, 강원 대관령이 시속 0㎞, 충남 홍성, 경남 거창‧진주‧합천‧의령, 경북 의성, 전남 해남 시속 0.4㎞ 등으로,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바람이 불지 않는 대기 정체가 오전 중에도 지속했다.
한국환경공단 최진영 연구사는 “아침에 안개가 많이 끼고 대기 정체가 심해 한번 유입된 미세먼지가 잘 빠지지 않는 환경”이라며 “20일 밤 야간 유입 미세먼지가 예상보다는 적었지만 21일 추가유입과 함께 야간 대기정체로 22일 오전까지는 충남과 수도권 등지는 고농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1일 수도권에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시행됐다.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붙어있는 차량 2부제 안내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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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발원한 황사 도착
21일 오후 9시 미세먼지 예측 모델자료. [자료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
21일 오전까지는 대기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쌓였지만, 오후부터는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불어 들어온다.
에어코리아는 “19일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지역에서 발원한 황사 일부가 22일 오전 서해 상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19일 몽골과 중국 내몽골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의 위치. 빨간색 사각형이 몽골 사막지대에서 발원한 황사, 주황색 사각형이 중국 내몽골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의 위치다. [자료 기상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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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몽골 남부에 걸친 사막지대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현지에서 발생할 때는 ‘모래폭풍’으로 통한다.
강한 바람이 사막의 모래와 먼지를 대기 상층으로 한꺼번에 높은 대기층까지 끌어올려, 북서풍을 타고 중국 해안가와 한반도 쪽으로 불면서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황사’를 일으킨다.
기상청은 중국‧몽골과 황사 발원과 관련한 관측망 데이터를 공유하는 ‘황사 통합 예보실’에서 황사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 몽골 남부에 위치한 사막지대와 중국 내몽골 지역 사막지대에서 각각 황사가 발생했다. 황사가 상층 대기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 측정망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황사의 이동은 위성사진으로 관측한다.
황사로 인한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PM10 농도에 가장 잘 반영이 된다.
최진영 연구사는 “중국 도심에서 만들어진 오염물질은 PM2.5로 주로 집계되고, PM10은 입자가 큰 모래알갱이를 몰고 오는 황사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기상청 통합예보실에서 예측모델링 결과 ‘이번에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판단하면 PM10 농도를 주의 깊게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충남지역 등 서해안 지역의 미세먼지는 PM10 증가치는 뚜렷하지 않아 아직은 중국발 오염물질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외 미세먼지 중 황사와 매연은 성분농도로도 구별이 가능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성분측정망으로 칼슘, 납 등 농도를 분석해 주기적으로 공개하는데, 칼슘 농도는 ‘흙’ 성분을 반영하고 납 농도는 ‘오염물질’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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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도 ‘국외 미세먼지’가? 태풍 ‘너구리’ 타고 들어올 수도
일본 도쿄를 향해 북상 중인 제20호 태풍 너구리.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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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까지 정체된 미세먼지는 동풍이 불면서 일부 해소되지만, 이 동풍이 동해 상의 미세먼지를 역으로 끌어올 가능성도 있다.
동해 상 미세먼지는 중국 쪽에서 한반도 북쪽 상공으로 넘어간 황사‧대기오염물질이거나 북한 발생 오염물질인데, 이를 총칭해 ‘국외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최 연구사는 “일본 남쪽을 지나는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부는 반시계방향 바람이 우리나라까지도 동풍을 불면서 미세먼지를 흩어낼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의 영향이 생각보다 강해, 동풍이 세게 불면 동쪽 해상에 위치한 국외 미세먼지가 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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