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21일 중대한 투표 진행", 부결 시 시한 연장 기정 사실화
라브 외무장관 "의회 승인 위한 충분한 지지 확보돼"…낙관론 대두
브렉시트 연장되면 제2국민투표, 조기 총선 가능성도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위한 하원 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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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시한(31일)이 임박한 가운데, 영국과 EU가 마지막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영국 의회는 21일 오후(현지시간), 지난주 표결조차 부치지 못한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재투표에 나선다. 만약 의회가 존슨 총리의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 영국은 예정대로 이달 말에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되지만, 승인을 거부하게 되면 브렉시트는 3개월 연기된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또 다시 연장된다면, 3년이 넘게 이어져온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국이 제 2국민투표나 조기총선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일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 오후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미있는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공개된 하원 의사일정표에도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기 위한 재투표가 예고돼있다. 앞서 합의안을 승인받기 위한 존슨 총리의 첫 시도가 있었던 지난 19일,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 관련 이행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는 수정안을 찬성 322표, 반대 306표로 가결시켰다.
그러나 이날 하원의 합의안 승인투표가 예정대로 진행될 지는 전날까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다. 하원이 통과한 수정안에 따라 이행법률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합의안 승인 투표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안이 표결까지 간다면 승인 여부는 꽤 희망적이다. 19일 수정안이 16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통과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존슨 총리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일(브렉시트)을 완수하기 위해, 충분한 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의회 승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렉시트에 대한 존슨 총리의 강경 기조에 반발해 보수당을 탈당하거나 제명당한 다수의 의원들이 합의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앰버 러드 전 고용장관은 “나와 당을 나온 많은 의원들이 존슨의 안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는 잇따른 계산착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에 힘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의회의 과반수 득표도 유효 거리에 있다”고 평가했다.
존슨 총리가 두 번째 시도에서도 고배를 마신다면 브렉시트는 3개월 시한 연장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지난달 의회서 통과된 ‘벤 법(Benn Act)’에 따라 EU에 시한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더 타임즈 등 현지 매체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EU가 연장을 허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 가지 발생가능한 상황은 합의안 승인 재투표 과정에서 야당의 수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노동당은 존슨 총리의 합의안이 재상정된다면 제2 국민투표와 관세동맹 유지 등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존슨 총리가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합의안 상정 노력을 완전히 철회하고, 브렉시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기 총선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연기된다면 총선이든 제2국민투표든 어떤 형태로든 국민들의 뜻을 들을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킹스 칼리지의 아난드 메논 유럽학 교수는 “올해 초보다 브렉시트에 대한 피로감이 뚜렷하다”면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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