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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보류…내주 표결 재추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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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벤 액트' 따라 이날 중 브렉시트 추가 연기 EU에 요청해야

다음주 초 승인투표서 합의안 통과 가능성 여전히 안갯속

연합뉴스

존슨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관련 이행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재협상 합의에도 불구하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하원은 1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앞두고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인 올리버 레트윈 경의 수정안에 대해 먼저 표결을 실시했다.

이 수정안은 범 야권의 지지 속에 찬성 322표, 반대 306표로 16표차 가결됐다.

이에 존슨 총리는 예정됐던 승인투표를 취소했다.

이른바 '레트윈 수정안'은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최종적으로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보류하는 내용이다.

이는 의도하지 않은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가결됐더라도 이후 이행법률 제정 등의 절차를 완료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합의안을 지지했던 일부 의원들이 마음을 바꿔 이행법률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상원에서 합의안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브렉시트 예정일인 31일까지 관련 절차를 마치지 못하면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에도 불구하고 의도하지 않은 '노 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트윈 수정안'은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라는 설명이다.

레트윈 경은 자신이 영국과 EU 간 합의안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존슨 총리가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얻더라도 법률상 브렉시트 시한인 31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수정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안 통과 후 레트윈 경은 향후 승인투표에서는 자신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면서 존슨 총리는 이날 중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제정된 유럽연합(탈퇴)법, 이른바 '벤 액트'는 EU 정상회의 다음 날인 이날까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존슨 총리가 EU에 보내도록 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레트윈 수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를 연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 표결 패배로 인해 겁을 먹거나 기죽지 않고 흔들림 없이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나는 EU와 브렉시트 연기를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법이 이를 나에게 강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입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총리는 이제 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원칙을 저버린 자신의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협박하기 위해 더이상은 '노 딜'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는 만약 존슨 총리가 법 위에 자신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그는 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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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의사당 [신화=연합뉴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의장이 허락할 경우 월요일인 21일 승인투표 개최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레트윈 수정안' 표결에서 야당 의원들은 물론 전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 중 10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에 힘을 보탰다

다만 노동당 의원 6명, 노동당 출신 무소속 의원 5명이 정부와 함께 반대표를 던진 점은 존슨 총리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열리면 존슨 총리가 과반인 320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 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EU 탈퇴법을 고쳐 이 같은 승인투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행 관련 법률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31일까지 이 같은 절차를 모두 완료할 경우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영국과 EU 양측은 EU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지난 17일 오전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기존 '안전장치'(backstop)의 대안으로 북아일랜드를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시장 체계에 남겨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존슨 총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1982년 4월 3일 이후 처음으로 토요일인 이날 하원을 열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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