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회원국 대사 내일 후속조치 논의…브렉시트 연기 요청 시 대응 주목
투스크 "회원국과 논의"…佛 "추가 연기, 누구에게도 도움 안 돼"
영국 브렉시트 (PG)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자 향후 취할 조치에 대해 신속히 설명해줄 것을 영국 정부에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나 안드리바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는 영국 하원에서 소위 '레트윈 수정안'이 통과돼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게 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영국 정부에 "가능한 한 신속하게 향후 조치에 대해 알려달라"고 밝혔다.
일단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20일 향후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모일 예정이다.
이날 영국 하원은 지난 17일 EU와 영국 정부가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앞두고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인 올리버 레트윈 경의 수정안에 대해 먼저 표결을 실시, 이를 통과시켰다.
이 수정안은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최종적으로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을 보류하는 내용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레트윈 경의 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당초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취소했다.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면서 존슨 총리는 이날 중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EU에 요청해야 한다.
지난달 제정된 유럽연합(탈퇴)법은 이날까지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존슨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려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EU가 추가 연기를 승인할지 주목된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타결된 지난 17일 이번 합의는 브렉시트 시한 추가 연장이 필요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의 요청이 있으면 회원국과 논의하겠다면서 추가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같은 날 회의에서 영국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 대통령실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연기하자 브렉시트 추가 연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제 그것을 수용하든지 거부하든지 영국 의회에 달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동안 브렉시트 시한 장기 연장에 반대해온 EU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에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나는 우리가 이 일을 끝마치고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바란다"면서 "10월 31일이라는 날짜는 지켜져야 한다. 나는 새로운 연기가 승인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영국의 요청이 있고, 브렉시트 합의 승인을 위한 경우에 해당하는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브렉시트 연기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한 바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폴란드는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승인을 미룬 것을 환영한다"면서 "혼란스러운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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