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공개된 '신림동 강간미수'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귀가 중이던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과 관련해 이수정 교수가 '스토킹방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에 대한 판결을 분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김연학)는 지난 16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모(30) 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거침입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강간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강간 기준은 서구사회보다 보수적으로 적용된다"며 "동의 여부가 아닌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느냐를 기준으로 한다. 이번 사건은 신체적인 접촉이 없어 성범죄와 관련된 죄명도 적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미수조차 무죄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거침입 혐의로 징역 1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선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양형이 높게 나오면 항소심에 가서 유지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항소심에 가서 집행유예돼 풀려나면 이 상습 스토커에게 주어지는 책임은 너무 경미해, 스토킹이라는 행위를 범죄화해서 일종의 성범죄와 연관된 예비적 의미의 범죄류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토킹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스토킹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국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여러 나라에서 스토킹방지법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스토킹방지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여성이 거절의 뜻을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지속적으로 이런 (스토킹) 행위들이 발생하면 문제"라면서 의사에 반해 상습적으로 스토킹을 했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씨는 지난 5월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간 뒤 이 여성의 집에 들어가려 하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러한 조 씨 행동이 담긴 영상은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돼 논란이 됐다.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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