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 정부와 EU간 브렉시트 협상안 초안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영국 의회의 승인을 순조롭게 받는다면 영국은 오는 31일 질서있게 EU를 떠날 수 있게 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에서 열릴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약 11시간 동안의 막판 협상 끝에 영국 정부와 EU간 브렉시트 협상 초안(a draft Brexit deal)이 합의됐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각각 자신들의 트위터에 이 소식을 알렸다.
이 소식 이후 달러당 파운드화는 0.8% 오른 1.2929달러까지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위대한 새로운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했다"며 "이제 토요일(19일)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하고 생활비,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다른 우선순위들로 옮겨갈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협상이 공정하고 균형잡힌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제 공은 영국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이번 합의안을 토대로 영국 의회는 이를 승인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BBC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영국 의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영국 의회는 지난달 '벤 법안'을 통과시켜 브렉시트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반드시 기한을 연장토록 했다. 노딜 브렉시트를 막겠다는 것이다.
영국 의회가 새 합의안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당초 영국과 EU는 해당 국경에 '백스톱(안전장치)'을 두고 브렉시트 전환 유예기간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토록 했었다. 그러나 영국 의회는 이 조항이 영국을 영구히 EU에 경제적으로 종속시키거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관계를 단절시키는 데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존슨 총리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해법’, 즉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자국령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안을 EU에 제시한 상태다. 쉽게 말해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이니 법적으론 영국 관세체제 적용을 받되, 현실에선 향후 4년간 계속 EU 관세동맹 안에 남아 EU 관세체제를 적용해 무역하도록 하는 것이다. 규칙과 실전을 달리 하자는 의미다. 북아일랜드는 4년마다 스스로 잔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앞서 이날 영국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중인 민주통일당(DUP)은 성명을 내고 "현 상황에서 우리는 세관에 대해 제안된 것을 지지할 수 없다"며 "(협상안에는) 부가가치세(VAT)에 관해서도 명확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 초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 야당인 노동당은 성명에서 "우리가 아는 바로는 총리가 테리사 메이 전 총리보다 더 나쁜 협상을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선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때에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안을 세 차례나 부결시킨 바 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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