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수들 공포심…보내지 말았어야" 지적도
한국당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어불성설"…대북정책 질타
원유철 의원 질의 경청하는 통일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17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이틀 전 평양에서 '무중계·무관중' 상태로 열린 남북 축구 월드컵 예선전에 대해 한목소리로 유감을 표시했다.
다만 여야 간 유감 표명 수위는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번 일을 '남북관계의 현주소'로 보고, 통일부의 조치 및 정부의 대북정책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국 응원단이 가지 않은 만큼 무관중 상태로 경기가 진행된 데 대해서는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공포심을 느꼈던 것 같은데, 실은 그 정도였다면 우리 선수들을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통일부를 겨냥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한국 정부는 상황이 어찌 됐든 북한의 태도가 실망스럽고 유감스럽다는 것을 표시하는 게 당당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외교통일위원장인 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향해 "북한은 경기를 방해한 것"이라며 "북한축구협회에 그럴 지침을 내릴 사람은 딱 한 사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남북 축구 경기가 통신두절 상태에서 진행됐는데도 통일부의 대응은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만든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물론 통일부도 말로만 끝날 게 아니라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등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돌파 시도하는 황희찬 |
한국당 김재경 의원은 "관중 하나 없이, 취재원 없이, 중계도 없이 공포 분위기로 경기하게 해놓고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에 올라가 백마 타고 사진을 찍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라는 말이냐"며 "북한 선수단도 우리 홈경기 때 판문점이 아닌 제3국으로 입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깜깜이 축구'는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우리 대표팀은 평양에 축구를 하러 간 것이 아니라 전투를 하러 간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2032년 남북올림픽을 공동유치하자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공동개최를 할 수 있겠느냐. 어불성설"이라며 "통일부 장관은 북한 당국자에게 강력히 항의해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촉구하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은 "9·19 평양공동선언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간에는 홍길동 정부에 홍길동 장관이 와서 대북정책을 홍길동처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남북대화를 일상화하겠다던 통일부는 우리 축구 대표팀 선수들을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지켜내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 관련 모니터 바라보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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