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9일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현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표창원 위원이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해 남긴 말이다. 표 위원은 "(현재) 국민이 신뢰하는 분은 생명을 지켜주는 이국종 전문의와 윤석열 검사장 두 분밖엔 거의 없지 않나 싶다"며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어떠한 압력이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지켜내 주셔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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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돌변한 민주당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마친 뒤 선서문을 여상규 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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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민주당이 돌변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덕담을 건넸던 민주당은, 지금은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하는 검찰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검찰개혁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여권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의 동반퇴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17일 대검찰청 국감에서도 이어졌다.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말라"던 표 위원은 이날 민주당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서 "수사나 사법적 절차에 영향을 끼칠만한 압력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면서도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가) 표적 수사인지 (검찰의) 목적성을 가진 수사인지, 자연스러운 수사인지는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위원은 "윤 총장 때문에 제가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지금 두 달여 간의 상황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전례가 없다. 절반 가까운 국민이 검찰을 비판, 불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0%면 국민의 절반"이라며 "국민의 반반 지지를 받는 수사를 한다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광주 민주화운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시도, 국정농단 사건 등과 빗대며 검찰 수사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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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 공표' 금지…작년엔 "공익성 있으면 괜찮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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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조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줄곧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왔었다. 당시 표 위원이 "그동안 무수하게 많은 피의사실 공표가 있었지만 한 번도 기소나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은 위법성 조각사유 때문인가"라고 묻자 윤 지검장은 "정당행위라는 공익상의 필요 때문에 위법성 조각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표 위원은 "그렇죠"라고 답변한 뒤 "대부분의 경우 국민의 관심이 강하고, (피의사실이) 감추고 숨기려고 해도 이리저리 나간다"며 "오히려 수사상 확인된 사실이라든지 중간수사 보고 등을 하지 않을 경우에 억측이나 루머가 확산해 공익을 현저하게 저해할 수 있는 부분도 크지 않느냐"며 윤 지검장에게 공감을 구하기도 했다. 당시는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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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바뀐 여야…윤석열 "제가 정무감각이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부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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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등 검찰의 이른바 '적폐 수사' 당시 검찰에 날을 세웠던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이번엔 윤 총장 엄호에 나섰다. 한국당 장제원 위원은 "윤 총장과 세 번째 만남인데, (앞선) 두 번은 제가 적대감을 가지고 와서 쓴소리도 많이 했다"며 "오늘은 서초동에 오면서 짠한 생각을 했다. 얼마나 힘들까, 윤석열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정치권이 난리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주광덕 위원은 "(윤 총장은) 검사 때나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이 된 이후 변하거나 달라진 게 전혀 없고 한결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사로서 마음가짐이 변한적 있느냐"는 주 위원의 질문에 윤 총장은 "정무감각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대답했다.
김기정·윤상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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