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첫날 국회는 '패스트랙 정국'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월 항쟁'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 전 장관이 사퇴했지만 연이은 초대형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확인된 동력을 잃지 않고 대여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하늘이 두 쪽 나도 검찰개혁"이라는 표현으로 '포스트 조국' 정국의 결의를 다졌다. 속도감 있는 검찰개혁 추진으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나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당 국감 대책회의에서 "10월 항쟁 한복판으로 쏟아져나온 국민의 민심이 조국 사퇴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민심의 분노를 현 정부의 경제 실정 논란, 대북정책을 비롯한 외교안보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얘기다.
나 원내대표는 "뭐하나 제대로 챙긴 게 없는 정부다. 국민들 죽겠다, 먹고살기 힘들다 아우성인데 자기 사람 챙기기, 북한 챙기기에만 혈안"이라며 "틀려먹은 정권 폭주를 막아세워야 하는 애국심으로 시작한 게 항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집권사령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어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논의에서 공수처 반대에 전선을 치고 있다. 한국당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공수처는 취지와 달리 정권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교안 한국당 대표 역시 전날 공수처 논의는 다음 국회(제21대)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더 강력하고 확실한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반드시 검찰개혁을 완수할 것을 천명한다. 하늘이 두 쪽나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이 정권의 검찰장악 시나리오라며 공수처 설치를 다음 국회로 넘기자는 것은 극단적 오만"이라고 말했다.
또 "공수처 뺀 검찰개혁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황 대표와 한국당은) 검찰의 비위를 맞추며 하는 가짜 검찰개혁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여야 3당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2019.10.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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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은 여당의 진정성 있는 협의를 주문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더 이상 물타기할 생각 말고 집권당다운 책임감을 갖고 순리대로 패스트트랙에 논의에 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시한 만료로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해당 법안이 자동 회부된 날(9월 2일)로부터 90일(패스트트랙 법안의 법사위 심사기한) 이후인 12월3일 전까지 합의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16일 첫 '2+2+2' 회의를 열어 사법개혁 논의를 본격화한다. 원내대표와 함께 각 당 의원 1명씩이 함께 한다. 민주당은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 바른미래당은 권은희 의원이 참석하고 한국당은 김재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각 당의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갈린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당장 이달 29일부터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는 본다.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이 애초 법사위 소관이라 법사위 자구심사 90일을 건너 뛰어도 된다는 이유다.
한국당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는 찬성하지만 패스트트랙 상정 자체가 불법인 만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고, 날짜 계산도 민주당의 방식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바른미래당은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대로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처리하지 않고 검찰개혁안부터 처리하는 것은 합의 파기라고 반발한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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