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 "존슨 총리, 브렉시트 위해 왕실의 힘 이용"
정치 정통의 상징인 여왕 연설, 정부 의제 아닌 보수당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
14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국회 개원 연설을 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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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4일(현지시간) 개원 연설에 나서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시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밝힌 가운데, 영국 정치 전통의 상징이기도한 여왕의 개원 연설이 정작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드라이브로 제 빛을 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여왕은 "자유 무역과 우호적 협력을 바탕으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EU 탈퇴를 계기로 농업과 어업, 무역, 금융 분야의 새로운 체계를 마련하고 공적한 이민제도 설립에 나설 것이라면서 포스트 브렉시트를 대비한 새 법안의 안건을 제시했다.
브렉시트와 관련된 발언으로 점철된 이날 여왕의 연설은 즉각 역풍에 휩싸였다. 비평가들은 브렉시트를 달성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왕실'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한달 여 간의 의회 중지를 요청했을 당시에도 왕실의 힘을 빌려 브렉시트를 실현시키려고 한다는 반발에 휩싸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가 법안을 통과시킬 만한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지 않고, 조기 총선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여왕의 연설은 정부의 의제를 대변하기보다는 보수당을 대변하는 선언적 연설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왕이 연설에서 실제 예정된 브렉시트가 실현돼야함을 '주문'했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 분석가들은 여왕이 연설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강경하거나 혹은 의회를 회유하기 위한 발언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왕이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을 분명히 언급하기는 했지만, 여기에 여왕이 덧붙인 것은 '예정일에 EU를 탈퇴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것 뿐이었다.
NYT는 "여왕은 우선순위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반드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든지, 결정을 해야한다든지와 같은 강경한 단어는 상용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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