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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의존’ 통신업계, 5G로 '수출 경쟁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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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내수산업이던 통신업계가 세계 첫 5G(5세대) 상용화를 계기로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만큼 앞으로 관련 해외 수출 시도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집중됐던 이동통신산업 수출 품목이 다변화되고 있다. 국내 통신 3사가 세계 첫 5G 상용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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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5세대) 통신 상용화 이후 국내 통신업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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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017670)은 지난 11일 미국 거대 통신·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와 e스포츠 합작회사 ‘T1’을 설립했다. SK텔레콤이 2004년 창단한 프로게임단 명칭이기도 한 T1은 스타크래프트부터 리그오브레전드(LoL)까지 유명 게임들을 평정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롤드컵(2019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유럽(프나틱)과 중국(RNG)의 강팀을 잡고 2연승을 달리며 우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SK텔레콤과 컴캐스트는 5G미디어 기술을 기반으로 T1의 브랜드와 지식재산권을 활용, 콘텐츠와 상품을 여러 나라에서 선보이고, 스폰서십·광고·중계권 등 e스포츠 영역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이 지분율 55%의 최대 주주로 현재 기업가치는 약 1100억 수준이다. T1의 본사 격인 ‘글로벌 헤드쿼터’는 서울에 마련됐다.

e스포츠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도 불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e스포츠 산업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2018년 8억6900만달러(약 1조400억원)에서 2022년 29억 6300만달러(약 3조5500억원) 규모로 매년 35%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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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에는 e스포츠계 ‘메시’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는 이상혁 선수(페이커) 등 스타플레이어가 활동 중이다.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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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T1은 전 세계 4억명에 육박하는 e스포츠 팬과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영상 콘텐츠 제작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 △게임 관련 상품 판매 및 패션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양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5G 미디어 기술,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활용한다.

또 SK텔레콤은 최근 일본 통신사 라쿠텐에 5G 네트워크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라쿠텐은 5G 인프라 구축에 1946억엔(약 2조1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G 네트워크 설계, 5G 통신품질 최적화 솔루션, 5G 안테나·RF(무선주파수)중계 기술 등을 제공한다.

KT(030200)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KT는 지난달 포르투갈 위두테크놀로지스에 ‘AI(인공지능) 기반 국제전화 불법호 탐지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불법호란 특정 번호에서 다수 번호로 국제전화를 동일한 시간대에 반복 사용하거나, 특정 국가의 다수 번호로 국제전화를 대량 또는 동일한 시간대에 반복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솔루션은 KT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전화 불법호를 빠르게 탐지해 피해를 최소화한다. KT가 AI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함께 5G 통신과 드론을 결합한 ‘5G 스카이십’ 솔루션의 해외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스카이십을 활용한 인도 스마트팜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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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KT 협력사 관계자들이 지난 9월 25일 더블린 이씨오씨(ECOC) 전시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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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T는 협력사들을 통한 수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KT 협력사 23곳은 유명 해외 통신사와 수출∙MOU 등 13건의 계약을 체결해 총 520억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이를 위해 KT는 ‘커뮤닉아시아’를 시작으로 ‘이파(IFA)’, ‘이씨오씨(ECOC)’, ‘자이텍스(GITEX)’ 등 동아시아, 중동, 유럽의 주요 전시회에 협력사 참가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레퍼런스 효과로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2018년 기록했던 협력사 해외 매출 70억원을 7배 이상 뛰어넘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가장 큰 성과를 올린 협력사는 피피아이다. 무선 통신장비 전문 업체인 피피아이는 자이텍스에서 중국 SDGI사와 400억 원대 5G 통신장비 납품 MOU를 체결했다. 수출 물량은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주요 통신사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활용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5G 상용화 이후 미국 AT&T, T모바일을 비롯해 영국 보다폰, 일본 KDDI, 핀란드 엘리사, 중국 차이나텔레콤 등 전 세계 20여개에 달하는 통신사가 방문해 5G 구축 경험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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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이 엔비디아 젠슨 황 창업자 겸 CEO와 엔비디아 사옥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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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방문해 5G 성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AR스타트업인 ‘8i’, ‘아이캔디랩’, ‘스페셜’과 VR 스타트업 '어메이즈VR', 미디어 스타트업 ‘4D리플레이 등 5개 벤처에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5G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이러한 자신감에 힘 입은 LG유플러스는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할 TF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이 TF는 20여명 규모로 운영 중으로 연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세계 첫 상용화란 타이틀로 해외에서 국내 통신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커졌지만 수출 경쟁력이 있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선 5G 기술 관련 특허 확보와 함께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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