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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검찰수사단장을 맡았던 여환섭 대구지검장이 11일 오후 대구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여 지검장은 "윤중천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안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자신의 별장에서 접대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한겨레21 보도에 대해 대검찰청은 11일 "완전한 허위"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서부지검에 한겨레21 기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윤씨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스폰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이날 한겨레21은 지난해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2013년 김 전 차관 관련 검찰·경찰 수사기록에 포함된 윤씨 전화번호부, 압수된 명함, 다이어리 등을 재검토하면서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단이 윤씨를 조사하면서 강원 원주 별장에서 윤 총장을 여러 차례 접대했다는 진술을 받아 진술보고서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대구지검장)이 이 진술에 대해 사실 확인 없이 수사를 끝냈다고 강조했다.
대검은 대변인실을 통해 "윤 총장은 윤씨와 전혀 면식이 없고, 당연히 그 장소(별장)에 간 사실도 없다"는 공식 의견을 밝혔다. 또 "검찰총장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이러한 근거 없는 음해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검증하고 사실무근으로 판단했다"며 "중요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런 허위 음해 기사가 보도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윤 총장도 이날 오전 일부 대검 간부와 있는 자리에서 "건설업자 별장에 드나들 정도로 대충 살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도 윤 총장 의혹을 덮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공식 의견을 전했다. 수사단은 "윤씨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 객관적 자료에 윤 총장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윤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또 "수사단이 윤씨에게 (윤 총장 관련 의혹을) 확인했으나 조사단에서 진술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당시 조사단에 파견됐던 이 모 검사는 지난해 12월 윤씨를 비공식 면담한 뒤 면담보고서를 작성했다. 다만 녹취록은 없었으며, 면담보고서에 다른 사람 이름과 함께 '윤석열'이 적혀 있었다고 전해진다. 수사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고 이름 석 자만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윤씨는 조사단에서 녹음을 하면서 정식 조사를 진행하자 '윤 총장 관련 진술 자체를 한 적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 조사팀이었던 박준영 변호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면담 보고서 내용이 올해 1월 공유돼 (6명) 단원 모두가 윤 총장의 이름을 봤지만 3월 말 수사단이 만들어질 때까지 단원 누구도 윤 총장을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윤 총장 관련 의혹과 대검 반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자세를 취했다. 청와대는 통상적으로 인사 검증에 대한 구체적 사안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검이 이례적으로 '민정수석실에서 이미 윤 총장 접대 수수 의혹을 검증했다'고 밝히고 나서자 청와대에서는 내심 이를 불쾌하게 생각하면서도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윤 총장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청와대로서는 대검 측 해명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확인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윤 총장 임명 당시 인사 검증을 총괄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 사안을 확인하기가 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검 측 해명에 대한 질문에 "어떤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다만 검증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어느 부분이 검증됐는지 등 어떤 것도 저희가 이야기해 드린 바도 없고 제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대검 해명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라고 묻자 "모르겠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청와대 입장이 나온 후 조 장관은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윤 총장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해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가급적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직후 "기사를 불신한다는 건 아니지만 제가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검찰총장 흠집 내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1일 "드디어 윤 총장 흠집 내기가 시작됐다"며 "물타기와 본질 흐리기 공작을 행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윤 총장은 1991년 임관이어서 김학의 사건 무렵 초임 부장급 검사에 불과한데, 그때 차장검사급 이상 대접을 받았다는 것인가"라며 "하는 짓들이 꼭 조폭 집단을 닮았다"고 비난했다.
[고재만 기자 / 김성훈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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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검찰수사단장을 맡았던 여환섭 대구지검장이 11일 오후 대구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점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여 지검장은 "윤중천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안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18/2019/10/11/6ad57473c3d04af6b3898fc955ffdff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