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로 불렸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지난 5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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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차관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별장에서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을 접대했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이 사건을 덮었다"
11일 한겨레신문의 '윤석열 별장에서 수차례 접대, 검찰 윤중천 진술 덮었다'는 보도의 요지이다.
한겨레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2013년 김학의 1차 수사자료 등을 토대로 윤씨의 윤 총장 관련 진술을 확보한 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를 통해 지난 3월 '김학의 별장 성접대' 수사단에 넘겼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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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완전한 허위사실, 민·형사상 조치"
대검은 이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도 근거없는 음해로 판단한 완전한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이다.
중앙일보는 김학의 수사단 단장을 맡았던 여환섭 현 대구지검장과, 윤중천 면담자료 및 과거 수사 기록을 확인한 법무부 전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 및 전 대검 진상조사단 민간위원, 2013년 김학의 수사를 맡은 복수의 검·경 관계자들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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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윤중천은 윤석열을 접대했다고 진술했나
이번 논란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한겨레 보도대로 윤중천이 "윤석열을 별장에서 접대했다"고 말했고 2013년 김학의·윤중천 수사기록에 '윤석열'이란 이름이 나오냐는 것이다.
여기서 법무부 과거사위 관계자와 대검 진상조사단 관계자, 김학의 (재)수사단 관계자들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 관계자는 "윤중천 관련 경찰 수사기록에서 윤석열의 이름이 언급돼 윤중천씨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려 법정으로 향하는 김학의 전 차관의 모습. 김 차관은 이날 구속됐고 현재 1심 재판을 받고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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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6월 윤중천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모두 구속기소한 여환섭 지검장은 중앙일보에 "윤중천이 검찰 조사에선 '조사단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나는 윤석열을 알지도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여 지검장은 "조사단에서 윤석열 총장이 언급된 보고서가 있어 이를 토대로 윤중천씨 주변을 조사했지만 윤석열과 관련된 단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도 했다.
여 지검장은 "샅샅이 조사했고 윤석열과 관련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진상조사단 면담 자료의 녹취록도 없어 그 진위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 면담 자료에 윤중천의 윤석열 진술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윤중천이 다시 부인했고 그 진술의 진위와 사실 관계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환섭 김학의 재수사단장이 지난 6월 4일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사법연수원 14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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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학의·윤중천 수사기록에 윤석열은 언급됐나
한겨레는 2013년 김학의·윤중천 관련 수사기록과 다이어리·명함·전화번호부 등 압수물품에서 '윤석열'이 언급된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과거사위 관계자도 "경찰 수사기록에 윤석열의 이름이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대검 진상조사단 민간 위원으로 활동하며 김학의·윤중천 수사 기록을 직접 확인한 조사위원은 11일 중앙일보에 "윤중천 수사기록에 윤석열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며 "사실 관계가 틀린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대검 역시 이와 같은 입장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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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김학의·윤중천 수사를 맡았던 경찰 고위 관계자와 검찰 관계자들도 "당시 수사기록에 윤석열은 언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 수사기록에서 윤석열이란 이름이 나왔다면 보고를 받았을 것인데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당시 윤석열과 관련한 내용은 수사기록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용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이 지난달 5월 2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 과거 검·경 수사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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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수사 기록을 직접 확인했던 민간 위원과 검·경 관계자들의 주장에 무게가 쏠리는 편이다.
하지만 과거사위 관계자가 '경찰 수사기록'을 언급했기에 경찰이 검찰에 넘겨주지 않는 윤석열 관련 수사 기록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보인다. 다만 이 부분은 현재까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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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김학의 수사단은 윤석열 의혹을 덮었나
한겨레는 김학의 재수사단이 윤석열 총장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기초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 지검장과 수사단의 입장은 다르다. 여 지검장은 "윤중천의 핸드폰엔 경찰과 검찰 고위 관계자부터 군인과 순경까지 1000여명의 번호가 저장돼있는데 거기에도 윤석열은 없었다"고 말했다.
의혹을 덮지 않았고 철저하게 조사했고 문제가 될 것이 나오지 않았다는 반박이다. 여 지검장은 "한겨레에서 나에게 확인 없이 기사를 썼다"고 말했다.
2013년 김학의·윤중천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팀 관계자들 역시 "당시 수사기록에 윤석열은 없었다"고 했다.
대검은 "윤 총장 임명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사실 확인을 했지만 사실 무근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54) 현 법무부 장관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하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며 직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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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지금 시점에 이런 보도가
검찰 내부에선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인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시점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 것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석열 흔들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과거 박근혜 정부의 댓글수사를 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이런식으로 정권에서 찍어내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를 한 하어영 한겨레 기자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자는 취재가 되면 쓰는 거다. 저는 누구편도 아니다. 취재가 되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윤 총장 관련 보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박태인·이수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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