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과거사 진상 조사에선 윤석열 언급 없이 고검장-전직 총장도 “모른다” 진술
수사팀이 확보한 비공식 면담자료에 윤석열 이름 나오지만 다른 정황은 못찾아
윤 총장 연루 의혹 사실로 밝혀지면 조국 장관 수사팀에도 타격 불가피
윤석열 검찰총장(좌)과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조국 법무부장관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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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문재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접대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이 문제가 검찰에 직·간접적 타격을 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검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대검은 11일 윤 총장이 윤중천 씨의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고, 검찰이 이 사실을 덮었다는 보도 내용에 관해 “완전한 허위 사실이다. 중요 수사(조국 장관 사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음해기사가 보도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검찰총장 인사검증 과정에서도 이러한 근거없는 음해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검증하고, 사실무근으로 판단한 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성접대 사건을 조사했던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과 윤중천 씨를 기소한 수사단 을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윤 총장의 이름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면담 기록에서 짧게 언급된다. 이규원 검사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나 윤중천 씨를 면담한 뒤 비공식 보고서를 작성했다. 취재 결과 면담 과정에서 이 검사가 먼저 강원도를 연고로 한 검사들을 위주로 교류가 있었는지를 물었고, 윤중천 씨는 윤 총장의 이름을 전직 검찰총장, 고검장급 인사들과 함께 언급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름만 기재됐을 뿐, 접대 여부나 별장 방문 여부에 관해서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게 조사단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후 벌어진 정식 조사에서는 윤 총장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윤중천 씨는 오히려 전직 검찰총장과 고검장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면담기록과는 상반된 진술을 정식조사에서 한 셈이다. 이 면담기록을 작성했던 이규원 검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과 밀접한 친분이 있어 야당 의원들이 김학의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상조사단은 전직 검찰총장과 고검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윤 총장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한 수사단은 조사 과정에서 윤중천 씨의 차명 전화 8개와 연락처가 담긴 수첩을 확보했다. 여기서도 윤 총장 관련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수사단은 윤중천 씨의 차명 전화 8개의 통화기록 6개월치를 조회했으나 윤 총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중천 씨의 수첩과 휴대전화에는 당시 유력 인사로 알려진 전문직 종사자와 공무원, 검찰 관계자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었다. 실제 이들과 친분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식 조사단계에서 아예 언급하지 않은 윤 총장을 대화 내용이 녹음되지 않은 비공식 사전면담 자료에 이름이 한 번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수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게 당시 수사팀의 설명이다.
이번 사안은 조국 법무부장관 수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윤 총장이 윤중천 씨와 교류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검찰은 윤 총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지 않고 의혹을 덮었다는 비난 여론에 부딪치면서 수사 지휘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총장은 문제의 별장을 방문한 적도 없고, 윤 씨와도 일면식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11일 출근길에서 이문제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을 놓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파문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검찰은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정황을 포착해 별도의 수사팀을 꾸렸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윤석열 총장과 검찰 내 선거법 전문가였던 박형철 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수사에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는 법무부를 통해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지만, 수사팀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채동욱 총장의 혼외자 파문을 이유로 감찰을 지시했고, 결국 채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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