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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넬 "3년여만 정규, 힘들지만 즐거운 작업…고민 잊고 들어주길"(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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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넬 "20대엔 치기 어렸지만, 내려놓게 됐어요"

뉴스1

넬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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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밴드 넬(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이 자신들만의 감성을 안고 새 앨범을 내놓는다. 1999년 밴드를 결성한 뒤 2001년 1집 '리플렉션 오브'(Reflection of)를 시작으로 꾸준히 앨범을 내온 넬은 어느새 2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해왔다. 이번에 발표할 정규 8집에도 넬의 감성이 담겨, 섬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었다.

넬은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 발매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0일 오후 6시 선보일 새 앨범 '컬러스 인 블랙'은 1번 트랙 '클리셰'(Cliche)를 시작으로, '일기오보' '오분 뒤에 봐' 'All This Fxxking Time' '무홍' '슬로우 모션'(Slow Motion) 'A to Z' '러브 잇 웬 잇 레인즈'(Love It When It Rains) '꿈을 꾸는 꿈'까지 김종완이 직접 작사, 작곡한 총 9개의 트랙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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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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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위해 해외 스튜디오를 빌려 약 한 달간 작업했다는 넬은 "이번 앨범 작업할 때 특별함이 있었다. 올 초, 1월 즈음에 다른 환경에서 음악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스튜디오를 빌렸다. 숙소에서 먹고 자면서 곡도 쓰고, 거기서 새롭게 지지고 볶고 했다"며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규칙적으로 생활했다. 거기선 음식이 아침, 점심, 저녁 나오니까. 하하. 음악 외적으로 신경 쓸 게 없었고 온전히 작업할 수 있었다. 음악에 대한 집중도가 확실히 높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매번 꿈에 관한 이야기를 노래하는 넬은 이번 앨범에도 두 곡을 실었다. 김종완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끊임없이 했던 얘기다. 데뷔곡이 '스테이'(Stay)인데 이 곡도 음악에 관한 얘기였다. 저희한테는 꿈이 음악이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꿈이 없는 삶은 사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꿈을 꾸지 못하는 삶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매번 앨범마다 꿈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사실 살면서 꿈을 이루고 사는 게 굉장히 어렵지 않느냐. 꿈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어려울 때도 있다. 꿈꾸는 게 사치인 세상이 됐는데,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일 정도인 생각을 하고 있다. 음악에 항상 그런 걸 표현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앨범 작업에 대해 "예전에는 시원한 맛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힘들다. 가사 같은 경우도 그렇고. 이번 앨범 가사를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내용이 '그냥 이렇게 되어버렸다'라는 식이다. 제 음악이 더 슬퍼졌거나 그런 건 듣는 분들이 판단하시겠지만, 슬퍼졌다기보다는 달라진 것 같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제 방식과 관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도 "정규 만드는 작업이 가장 재밌다. 조금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힘들지만 즐겁더라. 요즘 '빨리빨리' 시대라 한 음반 전체를 다 듣는 게 힘들다. 그래도 40~5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음악에 빠져서 들으실 수 있다면. 고민이나 잡생각을 그 순간만큼만 잊을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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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김종완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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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이정훈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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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는 넬 특유의 섬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 및 감성적인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함께 하던 친구들과 만남이 언젠가부터 월중 행사, 연중행사로 바뀌어 가면서 느끼는 씁쓸한 감정을 담아냈다. 김종완은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보던 친구와 'See you in five'(5분 뒤에 만나)라고 말하곤 했다. 그걸로 곡을 쓰려고 했는데 그게 생각나서 직역해서 제목을 지었다. 동네 친구들과 매일 만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연중행사처럼 한 번 보는 게 씁쓸하더라. 어쩔 수 없지만 씁쓸하고 안타까워서 가사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규 앨범의 타이틀을 '오분 뒤에 봐'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멤버들은 이정훈의 의견이 컸다며 "잘 되면 이 친구 탓"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타이틀로 쓰자고 하고 곡을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곡을 쓰고 나서 어떤 게 타이틀이 되면 좋을까 회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정한다. 이 친구(이정훈)가 '강력 추천'했다. 정훈이 말로는 듣기 편안하다고 하더라. 마음이 편안하다고. 편안한 느낌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길래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종완은 "사실 첫 번째 트랙인 '클리셰'라는 곡이 있는데, 이걸 타이틀로 주장하기도 했다. 저도 '오분 뒤에 봐'와 '클리셰', 두 곡을 타이틀로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심각하게 얘기한 건 아니다. 고민을 끝까지 했는데 타이틀을 선정할 땐 다른 사람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은 정규이지만 단 아홉 트랙만 수록돼 있다. 넬의 정규 앨범 중 트랙 수가 가장 적은 것. 이에 대해 김종완은 "정말 많이 상의한 부분이다. 작업한 곡들이 원래 23곡이나 되어서, 역행해서 2CD를 낼까 했다. 그런데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 해서 13곡으로 추렸다가 결국 9곡이 됐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선택 같다. 지금은 CD 앨범 시장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나머지 곡들은 다 작업이 되어 있는 상태라서 내년에 또 신곡으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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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이재경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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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정재원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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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간 밴드 음악을 해온 넬. 특유의 사운드와 감성이 여전히 넬의 음악 속에 담겨있다. 그럼에도 넬은 20대에 비해 달라진 것들이 많아졌다고. 김종완은 "예전에 화가 많이 나있던 것 같다. 굉장히 분노가 많은 성격이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이 일이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화가 났다. 들여다봐도 이해가 가지 않더라. 그러다 보니 지금 제가 예전 음악을 들어보면 치기 어린 느낌도 들더라. '화가 많이 나있었구나' 싶더라. 근데 5집 '슬립 어웨이'(Slip Away)를 기점으로 좀 내려놓게 됐다. 사실 이게 더 씁쓸한 것 같다. 바뀌는 게 없구나 하면서 내려놓게 됐다. 20대가 분노였다면, 30대엔 오히려 공허한 느낌, 허탈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며 "어린 나이에 환경이 너무 많이 변해서 힘들었기도 하고. 30대는 팀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해서 제 자신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때부터 화를 많이 안 낸다. 요즘에는 거의 화를 안 내는 것 같다"며 변화된 심경을 털어놨다.

이렇게 변화하면서도 넬은 단 한 번도 멤버 구성이 변하지 않았다. 1999년 7월 밴드 결성 이후 줄곧 네 사람이 함께 하고 있다. 이에 '호흡이 이전보다 더 잘 맞는 것 같냐'고 묻자, 이정훈은 "호흡은 당연히 발전하는 것 같다. 더 좋아졌다. 하지만 네 명 다 성격이 달라서 항상 잘 맞는 건 아닌 것 같다. 하하. 그래도 네 명이서 오래 잘해나갈 수 있는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완은 "예전엔 싸우면 내버려 두고 그랬다. 어차피 선택지가 둘 중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밴드를 하든지, 말든지. 불만 있으면 하지 말던가, 아니면 불만을 얘기하고 생산적으로 나가면서 해결하던가 였다. 밑도 끝도 없이 불만이면 그냥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의외로 저희끼리 굉장히 직설적이라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재경은 이에 "트러블이 있었지만 좋은 시너지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원은 "저희가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서 그런지 다 이해하는 편이다. 성격마다 장점도 단점도 있는데 단점을 부각하기보다는 서로 다 이해해준다. 저희가 오래 한 이유도 이해심이 어느 정도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라며 웃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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