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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기승전 조국’… 욕설·막말·정쟁 얼룩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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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마지막 국감 초반 점검 / 상임위마다 여야 ‘조국 이슈’로 충돌 / 野, 曺의혹 맹공… 與, 미온적 대처 질타 / 曺장관 관련 증인 문제로 파행 되풀이 / 중진의원 욕설… 볼썽사나운 모습 보여 / “정치실종… 여야 타협없는 싸움만” 원성

세계일보

9일 중반으로 접어든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점철되고 있다. 국정감사가 ‘조국 이슈’에만 매몰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하고 정쟁으로만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여기에 국감 파행의 단골 소재인 막말을 비롯해 ‘욕설’ 등 추문도 난무한다. 남은 10여일의 국감 기간에도 이런 행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국 이슈’에… 정책 현안은 뒷전

여야 의원들은 지난 2일부터 시작한 국정감사 각 상임위에서 ‘조국 이슈’로 충돌했다. 특히 조 장관 가족에게 제기된 입시부정, 사모펀드, 웅동학원 비리 등 의혹과 관련된 부처를 담당하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에선 매일 여야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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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야당은 조 장관 의혹에 대한 부처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 맹공을 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의혹 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교육위의 지난 2일 국감에서 한국당이 조 장관 딸의 논문 1저자 등재, 표창장 위조라는 불법행위가 명백히 밝혀졌다며 교육부에 감사를 요구하자 민주당은 한국당 나 원내대표 자녀의 입시 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를 거론하며 맞대응했다. 지난 7일 열린 법사위의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민주당이 조 장관 관련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및 피의사실 유출 등 수사 방식을 비판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을 질타하며 검찰 수사를 독려했다. 정무위의 지난 8일 금융감독원 국감에선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격돌했다.

◆막말은 기본… 중진 의원들도 욕설

그외 많은 상임위에서 조 장관과 관련된 내용에 대한 질의와 증인 신청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파행이 반복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일 조 장관 관련 증인 문제로 여야가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결국 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채 민주당, 바른미래당, 무소속 의원들끼리만 ‘반쪽 국감’을 진행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 딸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을 때 센터장이었던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감을 보이콧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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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부처 공무원들 자료 준비 분주 지난 7일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 앞 대기장에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국감 답변에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특히 여야 간 ‘대립이 골’이 깊어지면서 일부 흥분한 중진의원들이 ‘욕설’을 내뱉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당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지난 7일 국감에서 패스트트랙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하자 이에 항의하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했다가 나중에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 이종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도 지난 8일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의 발언이 끝난 직후 “증인들은 돌아가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한 뒤 “검찰개혁까지 나왔어. 지×, 또×× 같은 ××들”이라고 중얼거린 게 국회방송에 고스란히 중계됐다.

홍성민 동아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막말·욕설과 광장 정치가 만연하고, 정치가 실종되면서 여야 간 절충과 타협이 없는 싸움만 이어지고 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감의 의미는 온데간데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여야 원내대표가 나서서 물밑에서 중재를 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툭하면 광장의 목소리로 서로를 흔들고 있다”고 여야를 질타했다.

이귀전·이창훈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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