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31일(현지시간) 예정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현재 영국과 진행 중인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만큼 영국의 브렉시트 시한 연장 요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EU 정상들은 오는 17∼18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시한을 언제로 할 지 검토할 예정이다. EU 국가들이 아직 이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예정된 2021∼2027년 EU 예산안 투표 일정 등을 감안하면 6월까지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EU 소식통은 내다봤다.
EU 예산안은 27개 회원국이 동의해야 채택되며, 회원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EU는 영국이 EU 예산안에 반대하는 등 발언권을 행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EU 예산안 관련 투표는 내년 6월까지는 이뤄질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브렉시트 시한을 이때까지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의회는 자국 정부가 EU와 합의하지 못하면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오는 31일 무조건 EU를 떠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최근 브렉시트 합의안의 핵심쟁점인 '안전장치' 폐지를 뼈대로 하는 브렉시트 대안을 EU에 제시했으나 EU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전장치는 EU 탈퇴 이후에도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조치다. 브렉시트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ㆍ통관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하드 보더'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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