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시청 일본 정부에 지원 요청…저금리 대출 지원
문 닫는 가게 속출…"일본인·한인 모두 고사 직전"
"대마도 혐한 분위기 일부 왜곡…민간교류는 계속돼야"
대마도 히타카쓰 항구 |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와 더불어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100일 가까이 식지 않고 전개되면서 불매운동 표적이 됐던 일본 대마도(쓰시마)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대마도 관광업계와 숙박·식당을 운영하는 일본인·한인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9일 대마도 현지 한인과 교도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쓰시마 시청은 일본 정부에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지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나가사키현에서 실태조사를 다녀갔고 대마도 상공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지 상인들과 저금리 대출을 안내하고 있다.
현지 한인들은 불매운동이 한창 뜨거울 때와 비교했을 때 대마도를 찾는 사람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마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전한다.
통계상으로도 대마도를 찾는 사람은 현저하게 줄었다.
국내에서 대마도로 가는 유일한 이동수단인 여객선 이용객을 분석해보면 3개월 동안 배편으로 대마도를 여행한 사람은 6만3천496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3천850명과 비교해 70.3%나 감소했다.
감소 폭은 7월 40.6%에서 8월 79.6%로 급격히 높아진 데 이어 9월에는 89.7%까지 치솟았다.
현지 한인들은 "불매운동이 장기화하자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등은 물론 한인들이 운영하는 낚시 민숙 등도 폐업을 고려하거나 실제 문을 닫는 곳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새롭게 개업을 준비하던 호텔과 식당 등은 문도 열지 못한 건물이 비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 없는 대마도 라면집 |
대마도 한인들은 현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도 내비쳤다.
한인 A씨는 "대마도는 사실 불매운동 성패를 가늠할 바로미터이기 전에 한일 민간교류 상징인 곳이었다"며 "한일관계가 악화해 민간교류도 다 끊길까 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유튜버나 언론에서 극히 일부 대마도 상인들이 혐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너무 확대해석한 경향이 있다"며 "대마도에 있는 다수의 일본인과 한국인들은 상업적 이익을 떠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마도 한인들은 이달 18일부터 3일간 한일 민간 교류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에서 70∼90여명이 참석하고 한인과 대마도 시청, 관광 물산협회, 상공인협회 등 현지 일본인들도 참석한다.
이들은 간담회를 열어 현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한일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도 병행할 예정이다.
간담회가 끝난 후 운동회와 함께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 인류 평화·화합 콘서트가 열려 한일 문화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대마도 한인 B 씨는 "일본 불매운동 표적이 본토보다 한국과 가장 민간 교류가 많았던 대마도가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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