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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이게 어디서 까불어" 국회의원, 막말 욕설 릴레이…피해는 국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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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막말 욕설 점입가경

민의 대변 국회…'정쟁의 장'으로

징계나 제명당한 의원 없어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욕설을 해 막말 파문이 일어난 가운데 과거 국회의들의 각종 막말과 욕설 등이 회자하고 있다.


의원들의 막말과 욕설 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민을 위한 법안 마련 등 민의(民意)를 대변해야 할 의원들이 국회서 고성 등 야유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막말로 징계나 제명을 당한 의원은 없어 국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신 같은 게. 아주"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여 위원장은 송삼현 남부지검장에게 질의를 통해 "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다 고발당했는데 그건 순수한 정치 문제"라며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 위원장 발언을 지적하며 "여 위원장 질의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질의하거나 주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국감장에서 감사위원 자격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명백하게 반칙"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반발하자 여 위원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반대하는 의원을 강제로 사임시키고 찬성하는 의원을 보임한 건 국회법과 정면 배치된다. 이건 국회 능멸이다"라며 "그런 위법한 사보임에서 패스트랙이 가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스트랙이 무효'라는 주장은 야당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고 그 관점에서 반대했던 것"이라며 "법으로 굳이 따지자면 정당행위로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여 위원장의 욕설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여 위원장은 자신의 신상 발언에 반발하는 김 의원을 향해 "누가 당신한테 자격을 (부여) 받았어.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신 같은 게. 아주"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방송 등 생중계를 통해 여과 없이 공개됐고, 욕설 논란이 불거지자 여 위원장은 "회의 진행상 뭐 막으려고 하다가 또 그런 과정에서 또 에스컬레이터 돼서 흥분이 일어나고 그런 얘기까지 나간 거 같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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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꽃 보며 자위나 하시라", "황교안 멍청이 꼴통" 여·야 막말 점입가경

이에 앞서 8월에는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조국, 꽃 보며 자위나 하시라"라는 논평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멍청이' '꼴통' 등으로 풀이되는 영 단어 '이디엇(idiot)'에 빗대 비판하면서 여·야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김 원내대변인은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국민 앞에서는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삶을 되돌아보겠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동정을 호소하면서도, 뒤돌아서서는 지지자들의 꽃 몇 송이를 떠올리며 함박웃음 짓는 조국이다"라며 "제발 이제 그만 내려오시라. 자연인으로 돌아가 지지자들이 보내준 꽃이나 보며 그간의 위선을 위로하시라"고 했다.


이에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자위(自慰)는 '스스로 위로한다'는 뜻의 한자어지만, 수음(手淫)을 다르게 이르는 말"이라며 "중의적 표현이라지만, 문장의 맥락상 이는 명백히 조 후보자를 조롱하고, 성적 희롱하는 표현이며,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찬대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철통(ironclad)'같은 안보 협력에 나설지, '꼴통(idiot)'같은 안보 훼방에 나설지 그 선택을 두고 보겠다"며 "합리적인 대안도 없이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무조건 반대만 일삼는 것을 보수 꼴통(idiot)이라고 한다"고 말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박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하며 "보수꼴통이라는 표현 자체도 속어인데 제1 야당 대표에게 바보, 멍청이, 백치라는 막말까지 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황 대표에게 사과하고 민주당이 진정한 막말 정당임을 증명한 박찬대는 원내대변인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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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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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질을 하는구만, 걸레질을"

그런가 하면 지난 6월3일 한선교 한국당 의원은 바닥에 앉아 있는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걸레질한다"고 말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백브리핑'(비공식 질의응답)을 위해 바닥에 앉아 대기하던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하는구만, 걸레질을"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후 막말 파문이 불거지자 그는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식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최고위원회의 후 회의장 안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검토하는 등 열악한 취재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5월7일에도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국회 본관 사무총장실에서 회의 중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XXXX야', 'X같은 XX야', '꺼져' 등의 욕설을 내뱉어 욕설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한 의원은 회의 중 당무 추진 과정이 본인에게 보고되지 않고 추진됐다는 이유로 이 같은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한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금일 아침 10시경 국회 본청 사무총장실에서 개최된 회의 중에 일부 언짢은 언사가 있었다. 특정 사무처 당직자를 향한 발언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또 "회의를 참석한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이후 회의 진행에 좀 더 진지하게 임하겠다"라며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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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책임 물어 세비 반납해야"

이런 가운데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 파행의 책임을 물어 의원들이 자신들의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BS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5월 '국회의원 세비지급 여부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무노동 무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응답이 81.3%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세비는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은 13.2%에 그쳤다. '잘모름'은 5.5%으로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는 정의당(반납해야 한다 92.6% vs 지급해야 한다 7.4%)과 민주당(84.0% vs 8.8%)에서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이 80% 이상이었고, 한국당(72.7% vs 20.2%)과 바른미래당 지지층(68.3% vs 30.3%), 무당층(82.9% vs 17.1%)에서도 반납해야 한다'는 압도적으로 높거나 대다수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652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이 응답을 완료, 4.7%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한편 잇따른 정치권의 막말에도 징계나 처벌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국회법 146조 1항에는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다른 의원을 모욕할 수 없다'고 언행을 제한하는 조항이 있지만 막말, 욕설 등 모욕성 발언에 징계를 받는 의원은 없었다.


2016년 국회 선례집에 따르면 모욕을 당한 의원의 요구로 징계대상자를 의장이 회부한 예로 2013년 김현·김태흠 의원, 2008년 김용태 의원 등 총 6명이 있지만 징계를 받지는 않았다.


국회법에 따른 의원에 대한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또는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이 있지만 국회의원 제명은 1979년 이래로 없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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