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 / 징계안에는 민주당 의원 20명이 이름을 올려
정춘숙(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김영호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압력을 가하고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김영호 원내부대표와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에는 민주당 의원 20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 원내대변인은 "여 위원장이 어제 본인이 피고발인인데 '수사 하지말라'는 이야기를 했고 동료 의원에게 차마 옮기기 어려운 막말과 욕설을 해서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며 "당내 차원에서 특별히 여 의원을 제소한 건 사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사 외압을 가했는데 수사청탁이라고 할 수 있고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 상황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 즉각 대처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부대표는 소속 의원 128명 전원이 징계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감 기간이라 서명받기 쉽지 않아서 원내대책회의 때 모였던 의원들 20명이 (서명했다)"며 "동의하는 의원은 전원이지만 서명 작업을 지연시킬 수 없어 20명에게 즉각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징계안을 다룰 윤리위가 사실상 활동이 종료된 데 대해 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 간 협상하고 있다. 윤리위가 다시 빨리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징계안이 올라온 게 여러가지가 있고 처리되지 않은 일도 있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자로 품위를 갖고 국정에 임할 수 있도록 윤리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7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외압 논란’이 벌어졌다.
자신이 피고발인에 포함된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해서도 "정치 문제"라며 검찰의 수사 영역이 아니라고 했다.
여 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사할 건 수사하고, 하지 말 건 하지 않는 게 진정 용기 있는 검찰"이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사진)과 여상규 법사위원장. 뉴시스 |
여 위원장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다가 고발된 야당 의원 사건과 관련해 "패스트트랙 자체가 불법 사보임에 의해 가결된 것"이라며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야당 의원은 의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은 정치 문제이지,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며 "어느 것이 공정하고 어느 것이 정의로운지 잘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수사 책임자에게 '외압'을 넣고 있다며 반발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국감 감사위원 자격으론 해선 안 될 말이다. 명백하게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수사 외압하지 말라"고 했고, 이철희 의원도 "참담하다. 법사위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이 조 장관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를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피의사실공표죄는 많은 논란이 있고 그간 사문화된 측면도 있다"며 "이런 고발 사건은 수사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조 장관 수사 검사를 고발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라며 "지금까지 야권 인사를 탄압할 때는 즐기더니 자기들에게 화살이 돌아오니 검찰을 고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특수부 축소 및 폐지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도 "그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숫자를 늘린 게 현 정부라며 "현 정부가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정말 모순되고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발언에 여당 의원들과 여 위원장 사이 고성이 오가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자신의 의사 진행에 항의를 하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국회 속기록을 통해 해당 욕설을 확인한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자 여 위원장은 "흥분한 건 사실이다. 정확한 표현이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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