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그레이엄도 비판…"미국의 명예 훼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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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철군은 터키의 쿠르드 침공을 미국이 사실상 묵인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연장 선상이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시리아에서 미군의 급격한 철수는 러시아, 이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단체들이 재집결할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쿠르드를 포기하는 것은 엄청난 재앙"이라며 "미국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상원에서 반대 결의안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철군 결정을 '중대한 실수'로 규정했고, 같은 당 밋 롬니 상원의원도 "쿠르드 동맹을 버리는 대통령의 결정은 배신"이라고 성토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대사로 활동한 니키 헤일리도 시리아 철군 결정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동맹이 우리를 보호하길 원한다면, 우리도 항상 동맹을 보호해야 한다"며 "쿠르드는 시리아에서 IS와 성공적인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을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은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트윗에 '#Turkey Is Not Our Friend'(터키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미국은 IS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쿠르드 민병대와 긴밀히 협력해왔다. 현재 IS 잔존 세력을 소탕하고 있는 시리아민주군(SDF) 구성원도 대부분 쿠르드족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6일 전화 통화를 한 뒤에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백악관도 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논란이 시작됐다. 그동안 IS 격퇴에 큰 도움을 준 쿠르드를 터키의 공격 위협으로부터 외면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이 우스꽝스러운, 끝나지 않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며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발표했다. 또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IS 싸웠으나 그들은 그 대가로 막대한 장비와 돈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철군 발표가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받자, 터키를 향해 도를 넘는 행위를 한다면 경제를 파괴하겠다며 뒤늦게 엄포를 놨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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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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