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미국이 터키군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군사작전은 언제든 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세르비아로 출국하기 위해 방문한 앙카라 에센보아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터키군은 시리아에서 쿠르드 민병대(YPG)를 몰아내기 위한 작전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고도 없이 밤이 찾아올 수 있다'라는 터키어 속담을 인용하며, 예고 없이 군사작전을 시행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YPG를 지목하며 "이 테러 조직의 위협을 더는 참아낼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어제 통화 이후 미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북동부를 장악한 YPG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해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터키는 이들을 자국 내 분리주의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보고 있다.
YPG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인식하는 터키는 수차례 시리아 북동부로 진격해 이들을 소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미 백악관은 6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터키가 오래전부터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북동부에서 공동 순찰 임무 중인 미군과 터키군 |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 발표에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하고 시리아 북동부 사태를 논의했으며, 다음 달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쿠르드족이 구금 중인 IS 조직원의 처분 문제도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IS 죄수 중에는 프랑스, 독일이나 다른 국가에서 온 자들도 있다"며 "IS 죄수의 처분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YPG가 주축을 이루는 시리아민주군(SDF)은 IS 격퇴전 과정에서 생포한 IS 조직원 수천 명을 구금 중이다.
SDF는 이날 성명을 내고 "터키군의 침공은 쿠르드가 주도해 IS를 격퇴한 시간을 되돌리고 생존한 IS 지도자들을 다시 활동하게 할 것"이라며 "터키의 군사작전이 IS의 부활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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