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홈런 맞고 정신 번쩍"…류현진, 적지서 다저스 구하다

매일경제 이용건
원문보기

"홈런 맞고 정신 번쩍"…류현진, 적지서 다저스 구하다

서울맑음 / 3.8 °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5이닝(74구)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다저스는 10대4로 승리하며 시리즈 스코어를 2대1로 만들었다.  [사진 = 연합뉴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5이닝(74구)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다저스는 10대4로 승리하며 시리즈 스코어를 2대1로 만들었다. [사진 =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의 승부처는 5회말 워싱턴 내셔널스 공격이었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1회 홈런을 내준 뒤 실점하지 않던 류현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잘 던지던 자신의 팀 선발투수 아니발 산체스 타석에 대타를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에 추가 점수를 뽑지 못했지만 워싱턴의 더 큰 문제는 투수 교체가 불러온 나비 효과였다. 5이닝 동안 산체스에 막혀 1점(9삼진)밖에 뽑지 못했던 다저스 타자들은 투수가 바뀐 6회초에만 7점을 쏟아부으며 시리즈에서 2대1(5판3선승)로 앞서나갔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2실점으로 LA 다저스의 10대4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1회에 워싱턴 중심타자인 후안 소토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류현진이 올해 정규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실점이 1회에 2점 이상이었던 경기는 지난 6월 콜로라도 원정뿐이며 그 경기에서 7실점을 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2~3회를 깔끔하게 막으면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6·7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 마지막 타자를 2구 만에 범타 처리했다. 3회 역시 공 10개, 삼자범퇴로 마쳤다. 류현진도 이날 경기 후 "초반이 중요하다"며 "홈런을 허용한 뒤 정신이 번쩍 들더라. 추가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섰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때만큼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볼 배합을 중심으로 한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속구 구종(패스트볼·컷패스트볼)이 잇달아 공략당하자 경기 초반 컨트롤이 좋지 않던 변화구들을 결정구로 활용한 게 주효했다. 4회말 워싱턴의 앤서니 렌던에게 안타, 소토에게 빗맞은 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뜬공, 뒤이은 병살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걸치거나 벗어난 낮은 체인지업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 중 43.2%(32구)를 체인지업으로 채웠다.

투수전 양상으로 흐르던 경기는 워싱턴이 투수를 교체한 시점부터 바뀌었다. 이날 맥스 셔저 대신 선발로 나온 워싱턴의 산체스는 35세 노장이지만 전성기 노히트 노런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긁히는 날'엔 무서운 선수였다.

하지만 대타 교체로 산체스를 이어 나온 패트릭 코빈(1차전 선발)은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난타당했다.


정상이 아닌 코빈을 상대로 다저스는 코디 벨린저를 시작으로 6회초에만 4안타 2볼넷 6점을 뽑아내며 역전했다. 특히 5대3 상황에서 터진 저스틴 터너의 3점 홈런이 쐐기를 박았다. 완벽한 '에이스'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날 류현진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워싱턴은 2차전 다저스의 홈에서 클레이턴 커쇼를 무너뜨리며 기세가 올랐고 자신들의 구장에선 정규시즌·와일드카드 포함 최근 10경기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저스는 4차전에 패하더라도 승부를 5차전 홈경기까지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류현진에겐 통산 세 번째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승리다. 데뷔 해였던 2013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각각 7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