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통관 간소화 등 요구 / 바르니에 EU협상 수석대표 거부 / “노딜은 英 책임… 다른 제안 해야” / 17일 최종협상안 도출 못하면 / 기한 내 합의 불발 가능성 높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붕괴 직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3년 넘게 이어온 브렉시트 협상이 붕괴 직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사진)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영국 정부는 전적으로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나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이 여전히 협상할 생각이 있다면 이번 주내로 ‘다른 제안서’를 보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EU 측은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의 제안이 EU가 단일시장으로 존속하는 데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며 “EU 국가들 사이에 통관 절차는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놓은 협상수정안을 검토한 이후 나왔다. 존슨 총리의 제안서에는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안전장치’(backstop)를 폐기하는 대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 간소화된 통관 절차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양측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까지 최종협상안에 도달하지 못하면 브렉시트 기한(31일) 내 합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가디언은 양측이 실패를 예감한 채 노딜 브렉시트를 두고 서로 책임 공방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내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나는 여전히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것(노딜)은 영국의 선택”이라고 못박았다.
EU 지도자들도 존슨 총리의 제안이 ‘실행불가능하다’(unworkable)는 입장을 내놓아 노딜 브렉시트의 위기감은 극도에 달했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EU 의회 브렉시트 감독위원회는 앞서 성명을 통해 “영국의 제안은 이전에 합의했던 안과 조금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도 “이번 (영국) 제안의 어떤 조항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리는 (모든 제안에) 열려 있지만 여전히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부 영국 정부 고위 각료들은 존슨 총리의 제안을 ‘최종안’(final offer)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이번 제안을 EU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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