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これえだひろかず)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했다. 2019.10.05.chocrystal@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영화를 왜 만드냐는 어려운 질문이다. 영화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영화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가 소속돼 있는 국가나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운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걸 실감한다. 국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서로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이어지고 연대함을 느꼈을 때 정말로 행복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계속 영화를 만든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드는 이유로 '영화 공동체 내에서의 가치관 공유'와 '내적 성장'을 꼽았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전설적인 여배우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녀와 딸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작품이다.
프랑스 영화계의 대스타 파비안느는 그녀를 사랑하고 찬미하는 남자들, 새 연인과 전 남편 그리고 그녀의 매니저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한다.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가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고압적인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줄리엣 비노쉬)가 남편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온다. 모녀의 재회는 곧 격렬한 대립으로 치닫는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축하할 만한 해다. 그런 해에 의미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부산영화제는 숱한 고난을 극복하며 발전해 왔다. 그런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これえだひろかず)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했다. 2019.10.05.chocrystal@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어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10여 년 전에 배두나 배우와 작업을 했었다. 공통 언어가 없는 가운데 촬영을 해나갔다. 서로가 어떤 걸 바라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결여돼 있는지 촬영을 거듭해 나갈수록 언어가 필요 없었고, 의사소통이 가능해 졌었다. 컷이 나온 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서로가 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됐었다. 서로가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됐었다. 그런 일들이 이번에도 일어났다. 이런 것이 바로 영화를 만드는 일의 재미가 아닌가 생각했다. 언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부터 카트린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세 배우를 정하고 시나리오를 써 나갔다. "줄리엣 비노쉬와는 십 수년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가끔씩 만나 교류를 했었다. 비노쉬가 언젠가 함께 영화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었다. 이번에 그것에 보답하는 형태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제가 그에게 플롯을 건넨 게 2015년 정도다. 그때 이미 제 노트 첫 페이지에 까뜨린느 드뇌브 이름이 쓰여 있었다. 첫 구상 때부터 세 배우가 있었다."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これえだひろかず)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2019.10.05.chocrystal@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어느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는 '연기란 무엇인지'를 담고자 의도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히로카즈 감독은 특정 배우를 오마주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드뇌브를 온전하게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까뜨린느 드뇌브라는 인물 자체가 현역으로 빛나는 배우다. 그 배우를 다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큰 과제였다. 까뜨린느 드뇌브라는 여배우를 다면적으로 묘사해보고 싶었다. 여배우, 할머니, 딸, 어머니 등의 모습을 다층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만든 작품이다. "제가 살고 있지 않은 곳에서 촬영을 하면서 주의했던 부분이 몇 가지가 있다. 에펠탑 앞에서 촬영을 한다든지, 개선문을 등장시킨 다든지 영화 속 그림엽서에서 줄곧 봐왔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일은 피하고자 애썼다. 그보다는 일상적인 풍경들을 그려낼 수 있도록 신경썼다"라고 프랑스의 풍경을 담는 데 있어서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これえだひろかず)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리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쏟아진 물을 닦기 위해 잠시 퇴장하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왼쪽은 전양준 집행위원장. 2019.10.05.chocrystal@newsi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작품의 주제 중 하나는 '진실'이다. 이에 대해 히로카즈 감독은 "거짓과 허구가 뒤섞인 '진실'이라는 자서전을 쓴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에게 딸이 찾아오는 이야기다. 근데 이 딸에게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진실이라고는 할 수 없는 역사가 있다. 둘은 서로의 관계를 다시 써내려 간다. 그래서 서로에게 연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가 원하는 진실에 조금 더 다가가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5년 정도 전에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전 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를 냈었다. 저도 그때 미력하나마 목소리를 냈고,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잘 극복해서 부산영화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저도 오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그 당시에 부산영화제가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문제나 고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이런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내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자리에 왔다."
nam_jh@newsis.com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