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12주년 기념심포지엄…"文대통령, 스스로 쇄빙선 끌고 나가야"
참석자들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리는 북한과 미국 간 실무협상과 그 이후의 연말 상황에 대해 북핵 논의의 '전환적 시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를 주도하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노무현재단과 한반도평화포럼 등이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당면 현안인 북미 실무협상 전망과 타결 방안, 장기간 교착상태인 남북관계 해법 등이 논의됐다.
심포지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6·30 판문점 회동 이후 3개월여만에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의 베이징 공항 발언을 거론, "(김 대사가)'낙관적으로 본다'고 한 게 의미가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미국에서 (사전에) 전향적 답변 오지 않았다면 실무접촉 안 나왔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접촉을 희망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미국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협상 전망이 어둡다고 봐야겠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미국도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제재 완화'에 대한 의향을 확인하는 수준만 되어도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북미대화의 '중재자'를 자처한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역할을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최소한 북미 비핵화 협상 이후 남북관계와 평화통일 논의 과정에서는 좀 더 주체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석 전 장관은 "남북관계가 자율성을 갖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중재자 역할도 할 수 없다. 미국에도 (우리 입장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소한 남북공동선언 합의사항은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에 대해서 '노'(NO)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으면 남북관계는 못 풀어간다"는 입장을 취했다.
창원 찾은 유시민 |
세션 사회를 맡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북미협상은 잘 될수록 좋지만, 모든 것을 맡겨놓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토론 내용을 정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협상 중재자로서만은 상황 타결이 잘 안 된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개척자로서 쇄빙선을 끌고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공동명예이사장은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우리는 지금 중대한 전환적 시기를 맞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발전과 함께 북미 비핵화 합의사항이 이행된다면 "한반도 냉전구조는 해체되고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4 남북정상선언 11주년 |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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