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돼지의 마지막 길 |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인천시가 긴급 방역에 나섰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5분께 옹진군 백령면의 돼지농장에서 생후 60일이 된 새끼돼지 7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옹진군은 백령면 공수의사를 현장에 보내 폐사한 돼지를 부검하고 시료를 채취했다.
이어 채취 시료를 소방헬기를 이용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보내 정밀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백령도의 유일한 돼지농장인 이곳에서는 275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인천시는 외부인의 농장 출입을 차단하고 돼지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만일 이 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국내 14번째 발병 사례가 된다.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있는 외딴 섬이어서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감염 경로를 놓고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백령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이상 가야 하고 운항 거리가 222km에 이르지만, 황해남도 옹진반도와 거리는 12km에 불과할 정도로 북한과 가깝다.
이 때문에 백령도 돼지농장이 돼지열병에 감염됐다면 감염 경로가 북한에서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돼지열병은 새·쥐·파리·고양이 등 야생동물들이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나 배설물 등에 접촉했을 때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본격적인 발병 이전 잠복기 상황을 보면 마침 태풍 '링링'이 지나간 시점"이라며 "북한 지역의 바이러스 오염 물질이나 잔존물이 태풍에 떠올라 서해와 강화도 접경지역으로 퍼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인천시는 백령도 돼지농장에 대한 돼지열병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양성 판정 땐 해당 농장 돼지를 모두 살처분할 예정이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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