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 도착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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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영국이 내놓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최종 협상안에 또다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렉시트는 이달 31일로 예정돼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수 있다.
3일(현지시간) 독일언론 도이치벨레(DW), 영국 BBC 등 유럽 주요 외신은 EU가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걸로 내다봤다.
존슨 총리는 전날 영국 하원 연설에서 영국 전체가 2021년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되 아일랜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아일랜드는 이와 별개로 EU 단일시장에 남을 수 있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브렉시트 협상안을 발표했다.
EU 브렉시트위원회는 이러한 제안에 대해 "(영국 측) 계획은 우리가 지금껏 합의한 것과 거리가 상당히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이 페어호프슈타트 EU의회 브렉시트 코디네이터는 BBC에 "(영국 제안은) 성사될 수 없다"며 "옛 아이디어를 재포장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역시 "EU는 (영국 제안에 대해) 열어놓고 생각하겠지만 확신은 없는 상태"라며 제안에 대한 EU 내 부정적 기류를 드러냈다.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당사국인 아일랜드 역시 영국 측 제안에 회의적이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합의를 위한 새 계획을 환영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가 물리적 검문소도 없이 어떻게 다른 세관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관련 영국과 EU가 가장 날카롭게 부딪혀온 부분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물리적 국경(하드보더)을 막기 위한 '백스톱'(안전장치)이다. 북아일랜드에는 친영국파와 친아일랜드파 사이의 유혈 충돌이 있어왔는데, 1998년 평화협정으로 이후 유지된 안정이 국경 설치를 하면 깨질 것을 EU는 우려한다. 이에 대해 영국의 브렉시트 강경파는 안전장치 조항이 영국을 사실상 EU에 잔류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반발해왔다.
EU는 이에 대해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만 관세국경을 설치하고 안전장치 효과는 북아일랜드에 한정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존슨 총리가 마련한 최종안은 양측 입장을 나름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일단 EU 단일시장에 잔류시키고, 4년마다 북아일랜드가 스스로 잔류 연장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약간의 진전을 보였지만 추가 작업은 필요하다"면서 "지금 제안은 백스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존슨 총리는 그러면서도 전날 연설에서 "합의 유무와 상관없이 브렉시트 최종 시한인 31일 영국은 EU를 떠날 것"이라며 기존 강경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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